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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인간혐오자

[도서]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인간혐오자

몰리에르 저/김혜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프랑스 고전 희곡을 대표하는 몰리에르의 작품이다.

뛰어난 고전 문학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이 시대에서도 통하고 적용된다는 것..

 

그리고 인간혐오자를 읽으며,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이라고 생각했고~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인간과 인간 본성에 혐오를 가진 알세스트는

예의를 차려 위선이나 아첨의 말을 하는 것을 경멸하고,

솔직하지 않은 것은 가증스런 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친구가 되자며 호의를 가진 오롱트에게도

자부심을 갖고 들려준 소네트를 평가절하,

오히려 모욕감을 선사하며 원수 사이처럼 되기도 하고~

모든 사람에게 지나치게 예의를 갖춰 친절했다는 이유로

좋은 친구라 할 수 있는 필랭트에게도

당장 교수형 당해야 할 범죄자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처럼 대쪽같고 매사에 비판, 냉소적인 그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안 좋은 평가를 서슴없이 하고

자기 중심적인 셀리멘이라는 예쁘고 어린 여자에게는

사랑을 느껴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_-; (몰리에르의 자기비판일까? 궁금해진다)

 

이 작품은 사실 전체 스토리나 사랑의 행방과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커플의 행복한 화해와 오해 풀기와 결합 같은 것보다

알세스트가 인물들과 주고 받는 모든 대사 흐름 자체가 재밌고~

개성적이고 생명력 있는 캐릭터들의 주고 받음이 위트있게 느껴진다.

 

다소 극단적인 알세스트의 비판과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면,

과연 나의 언행과 삶을 어땠는가 하는 묘한 부끄러움과 자기 반성을 하게 만든달까..

 

분명 몰리에르가 당시 주변 실제 인물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썼을 거 같은데..

아마도 이 희곡이 상영될 때, 얼굴이 화끈거린 사람들이 많았을 거 같다.

 

알세스트의 인간 혐오론이 희극적, 풍자적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우리는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며,

어떻게 언행심사를 이루며 살아야 할지 돌아보고~

독자와 관객들로 하여금 통찰을 얻게 만든다.

 

살롱 문화가 발달했던 프랑스 당시의 사교계의 모습도 연상할 수 있고,

지금 드라마로 만든다고 해도 통하고 재밌을 거 같은 작품이다.

 

오래 전, 몰리에르의 또 다른 연극을 보고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인간 혐오자' 희곡도 찾아 읽고 싶어..

도서관에서 빌려보려고 했는데~

하필 딱 그 희곡집만 분실되어 읽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현대어판으로 출간 되어,

이리 편하게 읽게 되어 반갑고 기쁘다.

 

희곡 중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이다.

 

"명예를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만 해야 한다."

 

" 전체라는 영역 안에서 함께 뒤섞이는 순간,

특혜라고 생각했던 존중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모두를 존중한다는 건 아무것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는 대사에서는

'모든 사람의 친구는 그 누구의 친구도 아니다'라는 오래된 서양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만의 정직성과 기준에 빠져,

시대의 관습과 모든 타인들의 말과 행동을 비웃고

참을 수 없이 분노하며 비난하는 알세스트를 통하여

한편 우리의 말과 행동을 어떠한지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바르고 고결한 영혼을 지닌 사람일수록 상처받기 쉬운 세상에서..

지금봐도 세련되고 통찰력, 유머감각이 느껴지는 몰리에르의 일침을 들어보자.

 

* 단, 몰리에르가 주는 웃음에는 날카로운 칼이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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