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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

[도서] 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

호세 A. 디에즈,안드레아 이아코나 저/이상원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철학의 한 분야인 인식론의 관점에서 사랑의 오류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은, 낭만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에로스'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갖는 여러 형태의 감정과 우정, 존중을 의미하는

'필리아'와는 구별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개인을 대상으로 품는 열정적 욕망'인 '에로스(사랑)'를 주제로 삼고 있다.

 

이 사랑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상대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신체적 반응이 나타난다.

흔한 예로 심장이 빨라지고 체온 상승한다든가,

친밀하고 반복적이며 장시간의 성적 접촉을 이어가거나

함께 있고 싶은 욕구를 갖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았을, 비정상적이고 기이한 행동이나 생각,

미친 짓처럼 보이는 행동과 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뜨겁고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는 에로스는

그 기한이 길지는 않다는 문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의 오류를 돌아보며,

좀 더 이성적으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하고~

자신의 사랑의 모습과 한계 역시 판단하고 성찰할 줄 아는 객관성,

올바른 행동과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지혜를 갖추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재밌게 읽은 오류를 정리하자면,

<너니까 오류>로

사랑에 빠진 이유를 상대가 갖고 있는 내재적 가치로 설명하지만,

실제론 그 가치가 상대의 실제 자질로 환원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오류를 의미한다.

 

이 오류는 정당화되지 않는 사랑에 대한 믿음을 낳게 하여,

결과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봐 온 멜로 드라마 대사 중에~

"너여서 좋았어, 너니까, 너가 누구든 상관없어" 하는 식의 사랑 고백이

꽤 자주 나왔던 것이 떠올랐는데...

이 책에선 명백한 사랑의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ㅋ

 

<너니까 오류>는 사랑하는 대상의 외적 특징(외모나 조건)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결정적이고 중요했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일침이 와닿았다.

 

외적 조건은 중요하지 않고, 단지 너였기 때문에

그저 너라서 사랑을 느꼈다고 말하는 것은...착각일 수 있다는 것~

 

너라는 존재 자체로 너를 사랑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신 뿐이라고,

예이츠의 시를 가져와 센스있고 날카롭게 마무리한다.

 

연인들은 서로의 어떤 특징이나 부분이 사랑을 일으켰는지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그 특징의 변화가 찾아올 때,

상대에 대한 태도와 감정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으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흰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하고

아프거나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를 위해 헌신하기로 약속하는

결혼은 낭만적인 로맨스와 에로스적 사랑보다 훨씬 숭고하고 영원한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너니까 오류>와 유사한 <미덕 오류>도 있다.

미덕 오류는 너니까, 너라서 라는 말로 뭉뚱그려 사랑의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

오히려 이래서, 이런 점 때문에 너를 사랑한다고 정확히 꼬집어서 설명한다.

예를 들자면, 네가 사려 깊은 사람이어서 사랑해~ 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책에선 이 미덕 오류도 너니까 오류와 동일한,

부정적 효과를 낳게 만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른 듯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비슷한 오류라는 것이다.

 

미덕 오류는 상대의 가치 있는 특징을 부각시켜

자기 사랑의 이유를 설명한다.

그 설명을 듣고, 상대는 자기가 지닌 특징 때문에 사랑받는다고 믿게 된다.

그리고 그 특징이 유지되는 한 사랑이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연인들은 사랑의 경향을 낳은 진짜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인과 관계로 만족스러운 설명을 찾기 마련인데...

결국 사랑에 빠진 그 특징이 남아있어도, 사랑은 식거나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랑에 빠진 상대가 특별하고

자신의 연애담이 특별하다고 믿는 것 역시

안타깝게도 대개 정당화되지 않는 믿음이라고 지적한다.

 

사랑과 사랑의 상대에게 갖는 안일하고 순진한 믿음이 가져올

충격과 배신, 파국의 단면을 미리 파악하게 해주는 부분이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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