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면서 참 위로받고 싶은 순간이 많다. 그럴 때마다 찾았던 것은 그림이다. 그림이 주는 위로를 누구보다 많이 경험했던 나는 오늘도 그림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기꺼이 응한다. 그림으로 심리 테라피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이미 [그림의 힘]을 읽으며 알게된 미술치료 전문가인 김선현 저자의 책이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그림이 주는 위로를 테라피와 연결해 마음의 상처와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55점의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25년 넘는 꽤 긴 시간 동안 임상의 현장에서 마주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저자는 인생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그림이 필요한 이유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궁금했던 것은 내가 알고 있는 그 그림이 어떤 상황에서 테라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궁금했다. 나를 더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그림들, 바닥을 친 자존감을 높여 주는 그림들, 무겁게 가라앉은 내 마음을 건져줄 그림들, 끝도 없는 불안을 잠식시켜줄 그림들, 한계를 알 수 없는 슬픔을 잘 흘려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그림들, 텅 빈 듯한 공허함을 채워주는 그림들, 사랑받지 못한다는 그 아픔을 치유해줄 그림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을 해소해줄 그림들을 마주하며 그림이 진정 나의 '케렌시아(Querencia)가 됨을 깊이 깨닫게 된다.
책 속 55점의 그림 중에서 유독 눈길을 사로잡은 두 작품이 있다. 바로 책의 커버를 장식한 그림인 [갇혀 버린 봄]이다. 아서 해커의 작품인 이 그림 속 여인은 봄날의 따사로운 햇빛 아래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애절한 눈빛으로 서 있다. '당신은 무엇을 그토록 기다리고 있나요?'라고 묻고만 싶은 이 그림 앞에서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되려 자문하게 된다.
두번째 그림으로는 윌리엄 맥그리거 팩스턴의 [스튜디오를 떠나며]를 선택했다. 누구보다 높은 자존감이 느껴지는 그림 속 여인은 책을 손에 들고 어디론가 나가는 모습이다. 안정적인 미소와 따뜻한 옷차림, 무엇보다 좋아하는 책을 가진 그녀의 모습을 보며 '또 다른 출발을 주저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공감하게 된다.
내 마음을 점검하고 그림이 건네는 언어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 예술이 주는 진짜 힘을 내것으로 만드는 삶, 그것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할 것이다.
'예술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유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죠.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담아 두고 추억하는 건 내 마음이 아닌 예술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시간에 머무르는 건 그림 속에 두고 당신의 마음은 앞으로 나아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