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계속 밀린다. 끝없이 밀린다. 경부에서야 어련히 밀리지만 경부를 벗어 나도 여전히 밀린다. 네비가 옆으로 빠지란다. 무주로. 빠진다. 적상을 지나 구천동을 지난다. 빼재를 넘겠구나. 넘을 일이 별로 없고 5, 6년에 한번 넘을까. 저쪽에서 넘어올 때 언제 한번 길을 잘못 들어 무풍, 설천으로 넘어오는 바람에 온통 무주일대를 헤멘 적도 있었지. 아마 27년 전에 처음으로 빼재를 넘었던가. 윽, 27년이 아니구나. 37년이구나. 빼재가 아닌가, 무풍, 신풍령을 넘었던가? 눈 덮인 덕유산이 강렬하게 다가왔던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