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 때마다 물까치가 푸드득거리며 날아나간다. 이상하다 했더니, 마침내 보고야 말았다. 아래층 실외기틈새에 둥지를 틀고 알을 품고 있었구나.
두 아파트 틈새에 작은 숲.
오랫동안 까치들과 직박구리들이 극성스럽게 영역다툼을 했고 거기에 비둘기들이 조용히 가세하고 있었다. 형세는 까치들로 기울었고 직박구리들이 자리를 내주고 다른 곳으로 갔나보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작년부터 물까치들이 왔다. 이상하다. 여기뿐 아니라 인근 대학캠퍼스에도 그랬고 우리 시골마을에도 작년에 왔다. 주세력은 까치들인 것 같은데 물까치들과 다투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가? 그렇다면 다행인데.
저녁무렵이면 밖으로 나갔던 까치들이 숲으로 잠자러 들어온다. 자리 차지하려고 그러는 건지 무슨 자기들끼리 대화를 하는건지 시끌시끌 해진다. 매일 그렇다.
창문을 열기가 미안하고 조심스러워진다. 호기심에 밑으로 내려가 죽 살펴보니 저쪽 멀찌기에 역시 실외기 뒤에 한 집이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