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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는 곳 주위에 저수지가 하나 있다.

 수십 년이 지나면서 바닥에 흙이 쌓이고 그곳에 풀이 자라고 갈대가 무성하고 버들나무가 자라서 숲을 이루고 물이 고인 곳은 원래 면적의 삼분의 일로  줄어 들었다. 언젠가 봄에 물오른 버들가지를 비틀어 속을 빼고 껍질로 히때기(풀피리)를 만들어 분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흉내를 한 번 내 본 것이다. 습지처럼 변한건가? 한 때는 황소개구리가 저수지를 장악하기도 했고 둑의 돌틈에 우렁이가 지천으로 붙어 있기도 했고 낚시꾼들이 다녀가기도 했고 뻘속에 가물치들이 죽치고 있기도 했다. 겨울에는 수위를 더욱 낮추고 지금은 새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기러기(?) 수백마리가 거닐고 있고 거기에 오늘은 저어새 두마리가 섞여 열심히 물질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시에서 저수지 가장자리로 산책로를 만들고 주변에 공원을 지었다. 갈대가 습지를 뒤덮고 있는 곳도 있고 산책로 끝부분의 아래쪽에는 고마리가 쫙 깔렸다. 물가에 자라는 고마리는 독풀이어서 동물들이 먹지 못하는 풀이다. 오직 돼지만이 이 풀을 먹을 수 있다. 고마리는 미나리와 함께 미나리처럼 수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한다. 고마리 꽃은 작아서 가까이서 봐야 잘 볼 수 있는데 그 수줍어 하는 모습이 애간장을 녹인다.

 상류 끝부분에 누군가 논으로 사용하던 사오십평정도 되는 웅덩이가 하나 있다. 작년봄에 누군가 연 몇뿌리를 가장자리에  던져 넣었다. 그런데 그것이 무섭게 번식을 해 나갔다. 올 상반기까지 웅덩이면적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번졌다. 꽃이 피면 보기 좋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바람직한 일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남저수지인가? 아니면 우포늪인가? 잘 모르겠는데 보기 좋으라고 연을 심었는데 그것이 저수지를 잠식해 들어가 식생을 교란시키고 새들의 하강과 이륙을 방해해서  못오게 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들었다. 혹시나 이 웅덩이의 연이 엄청난 번식을 해서 이 저수지 전체를 덮어버리지나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알지 못하는 사이에 변화가 생겼다. 부들, 언제 이 저수지에 유입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부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군데군데 무슨 핫도그 꽂아 놓은 것처럼 피어났다. 연이 있는 웅덩이 두렁에도 피었다. 이것이 웅덩이 안으로 조금씩 밀고 들어가 연을  밀어내고 있었다. 웅덩이를 다 덮을 것 같던 연의 기세가 꺽이고 쫓기는 신세가 된 것처럼, 세력이 줄어들었다. 그 자리에 순식간에 부들이 웅덩이의 반을 차지하다니. 무주공산의 웅덩이를 연이 먼저 차지하고 곧바로 부들이 뒤쫓아오고. 생각보다 식생의 변화가 훨씬 빠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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