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가 23살에 쓴 소설이라니 그럴만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밑도 끝도 없이 찾아오는 것, 인간의 원초적 끌림일까? 동물적인 것일까? 혹시 식물적인 것은 아닐까?
어찌할 수 없는 이끌림, 신분이 가로막고 벽이 가로막고 도덕이 가로막고... 열병,
그래서 이성을 가진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넘어 갈 수 없는 곳, 베르테르의 고뇌는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젊은 시절, 누구나 보편적으로 찾아오는 일이 아닐까? 그래서 아마도 당시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소설에 열광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의 괴테가 쓴 글이라 이후의 글들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 어쩌면 딱 23살에 쓸 수 있는 글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랑이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신기루같은 것이 아닐까? 지금 이 나이의 내가 읽고 공감하기는 그 격차가 너무 크다. 꽃이 순식간에 왔다가는 것처럼 사랑도 그런 것이 아닐까?
뮐러의 <겨울나그네>, 헤세의 <크눌프>에서 비슷한 구절이 있었는데 여기서 그 구절이 나오네. 그렇다면 괴테가 제일 먼저가 되겠네.
"...공동묘지에는 들판쪽 후미진 구석에 보리수나무가 두 그루 서 있는데 저는 그곳에서 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