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유난히도 노래기가 많습니다.
출근해서 현장에 들어 서면 수십마리가 바닥에 기어 다니거나 몸뚱이를 말고 죽어 있습니다. 아침부터 노래기와 전쟁을 합니다.
쓰레받기에 쓸어 담아서 울타리 앞 풀숲에 떨어 뜨려 놓습니다.
혹시나 좀 더 생명을 연장할 지 혹은 흙 속으로 들어가 살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현장은 공기가 독합니다. 바닥에 기어다녀서는 벌레들이 두시간을 버티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발에 밟히기도 하지요. 날벌레도 들어오면 30분을 못 버팁니다. 벌레들에게 현장은 바로 지옥이며 죽음입니다.
쓰레받기에 몇마리 담아서 울타리 앞으로 털려 가는데
앞 마당 아스팔트에서 뭔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줄장지뱀,
바로 도마뱀이었습니다. 아직 어린 놈인가 봅니다.
배는 뽈록한데 전체가 흑회색으로 줄무늬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올들어 처음으로 만나는 놈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개체수가 많이 줄었나봅니다.
그래도 아주 없어지지는 않아서 그나마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