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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서리가 내릴 것입니다.

 그러면 모든 푸른 것들은 봄을 기약하며 잎을 떨굽니다.

 여름을 그렇게 일구었던 푸르럼을 뒤로 하고 쉼에 들어 가는 것이지요.

 소멸이나 죽음이 아니라 쉼이며 준비입니다.

  땅 속에서 혹은 줄기 속에서

 인내와 기다림으로 그렇게 가는 것이지요.

 여름을 번성했기에 아무런 아쉬움도 없고 후회도 없지요. 오히려 자랑이고

 그래서 희망이지요.

 하지만 나는 어떤가요. 부끄럽습니다. 그래서 항상 아쉽고 후회스럽습니다.

나무보다 풀보다 못한 삶이 아닌가요?

 어쨋든 풀들이 있어 온 여름이 위안이었습니다. 위로와 벗이 되어 준...

 식구들이었습니다.

 울타리에 올 해 새로운 식구들이 생겼습니다.

 울타리 밖에서는 차풀이 대세를 이루었습니다.

 어느 해는 산국이

  <산국-울타리 안에서 끊임없이 올라 오는데 다 정리하고 몇 포기만 남겨서 키움> 

 

어느 해는 달맞이풀이

 올 해는 차풀이 가장 세가 강하고

 그리고 강아지풀과 바랭이가 틈새를 비집고 있습니다.

 울타리밖은 내 손이 미치지 못하니 스스로의 힘에 의해 세력관계가 끊임없이 재편되고 있습니다.

 

                         <차풀-울타리 밖에서 대세를 이루다>

울타리안은 내가 끊임없이 조정을 하니 자연스러운 세력편재는 없습니다.

 올 해의 특이한 식구로는 까마중과 미국자리공입니다.

 사실 작년에도 한 두포기가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내가 잘 알아 차리지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 해는 확실히 알아 차렸습니다.

 까마중,

 들이나 덤불 주변에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잎이나 꽃은 고추잎과 꽃을 닮았다고 생각합니다.열매는 먹음직스럽게 생겼습니다. 어릴 때 많이들 먹었다고 하는데 울동네에서는 먹지 않았습니다.울타리 안에 세 포기 정도가 잘 자랐습니다. 잎과 꽃은 귀엽고 앙증 맞습니다. 열매도 그렇습니다.

 9-10월 내내 나와 교감을 하였습니다.

 

                                <까마중>

미국자리공,

 이번 가을 내내 내 속을 태웠습니다. 이 곳 것은 줄기가 빨갛습니다. 어릴 때는 잎도 빨갯습니다.처음 땅에서 올라 왔을 때는 꼭 맨드라미 잎을 닮았습니다. 그래서 혹 맨드라미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내 속을 태운 것은 그 이름때문이었습니다. 울타리 안에서는 처음이지만 그래도 살면서 자주 보는 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알아야 말이지요. 어디선가 책에서 봤는데 생각이 날 리가 만무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기억력이 신통찮아서...

 어디서 봤을까 이곳저곳을 찾았습니다. 근데 무슨 단서가 있어야 검색을 하고 찾지요. 김태정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우리 꽃100가지 1.2.' '한국의 산야초' '풀들의 전략'.... 내내 찾지 못하다가 드디어 어제서야 찾았습니다.

 조지프 코캐너 지음. 구자옥 옮김. <잡초의 재발견> 164쪽에 있었습니다. '미국 자리공'이었습니다. 이름도 참 희안합니다. 한국자리공도 있는데 미국 자리공보다 귀하답니다. 울타리의 자리공은 한국자리공은 아난 것 같고 미국자리공인 게 확실합니다. 누구는 생태 교란종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아니라고도 하고... 얘들이 자라는 곳은 토양이 산성화 된다고도 하고... 아니라고, 토양을 산성화시키는 게 아니고 산성화된 토양에 얘들이 잘자라는 것이라고... 우얗든 이 미국자리공이 올 가을 온통 내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열매가 꽤나 탐스럽지만 독이 있다네요.

 

                       <미국자리공>

울타리안에 국화 한포기가 살아남았습니다. 작년에 2미터 간격으로 일곱포기를 꺽꽂이해서 키웠는데 올 5월에 누군가가 저쪽편에 제초제를 뿌렸는데 그게 맹독성이었나 봅니다. 주변의 풀이나 나무들이 모두 영향을 받았습니다. 미세한 약방울이 바람결에 한 두입자만 묻어도  시름시름 하다가 죽어 버렸습니다. 내 국화 여섯포기가 그렇게 비명횡사 했습니다. 작년에 제일 시원찮았던 국화가 이 난리통에 살아 남았습니다. 정말 화려하게 향기 진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국화-일곱 포기 중 한 포기만 살아 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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