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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시골에 다녀 왔습니다.

 부모님의 순수한 눈과 마음을 보고 오면 그래도 얼마간은 편해집니다.

 올 초에는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셨습니다. 우리집 워낭소리 소는 먹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팔았습니다. 소와 같이 살던 개가 한 마리 있습니다. 소가 없어지면서 개가 우울증에 걸렸습니다. 아니 아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석 때였습니다. 심각했습니다. 짓지도 않고 아는 척도 않고 집적거려도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눈에는 촛점이 없었습니다. 많이 안쓰러웠습니다.

 그 개가 이번에 기운을 차렸습니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차에서 내리기 전부터 짓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뛰고 으러렁거리고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작은 인기척에도 반응을 합니다. 고마웠습니다.

 

더 큰 울타리로 일 터를 옮겼습니다. 이직을 한 건 아니고 공장이 이사를 갔습니다. 더 넓고 더 바람도 세고 더 황막합니다.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습니다. 몸이야 어떻게든 버텨내겠지만 황막한 내 마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새들과 꽃들과 풀들과 도마뱀과 달팽이들이 눈에 어른 거립니다. 그들과 이별입니다. 나에게 위안을 주었던, 나보다 훨씬 강한 이들입니다. 강건하기를 빕니다. 희망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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