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략 가이드라는 부제가 붙은 [2020 입시대변동]은 최근 전 법무장관의 자제에 대한 대입 공방에서 시작되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달군 수시에 대한 불신과 대입의 공정성 논쟁 속에서 중심을 잃은 학부모들의 불안을 달래 줄 책입니다. 말 많고 탈 많은 대입의 면면인데 무려 네 명의 입시 전문가의 필력이 어수선한 교육 대격변기 속에서 나올 수 있는 큰 힘으로 작용한 듯 보입니다.
세 부분으로 크게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현재 정국과 맞물린 교육 정책의 변화 등으로 대입에 미친 여러 상황을 소개합니다. 잦은 대입 제도의 변화로 수험생을 비롯하여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까지 혼돈스러워 하지만 저자들은 이런 혼란 속에서도 견지해야 할 학부모의 판단과 자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부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공정하다 지지 받는 정시의 확대가 우리 교육에 미칠 파급에 대해서 우려하면서 미래가 우리 교육계에 보내는 전언에 귀 기울이자고 합니다.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우려가 강하지만 여전히 대입은 공정성 틀로 정량 평가에 무게를 두고 있기에 저자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합니다. 저 역시 공정성보다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타당한 교육을 하고 있는가에 더 주목하기에 저자들의 우려와 조심스러운 제안들에 공감하게 됩니다. 세 번째 부분에서는 잦은 입시 정책의 회오리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공부가 흔들리지 않을 방파제가 있으니, 이는 곧 독서력이라고 합니다. 기존 대입에서는 독서록에 줄거리 기록이 있었으나 대필 의혹이 불거지며 독서한 책 이름만 올리자 했으나 이제는 독서록 자체를 없앤다고 합니다. 평소에 독서 습관이 닦아진 아이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비록 이름으론 드러낼 순 없지만 독서력이 서술형 평가와 구술 등 심층 면접에 좋은 거름이 됨을 저자들은 역설합니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그들의 강점을 잘 담아낸 3부의 내용입니다. 제가 공교육 외 교육에 대한 호기심으로 여러 책, 사람을 만나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최근에 알게 된 언스쿨링 가족도 독서의 힘을 가장 큰 우위에 둡니다.
고입을 앞둔 큰 아이가 고입 설명회에서 선행을 하고 오라는 조언에 자못 충격을 받았답니다. 쉽게 생각하는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선행을 생각하면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조언의 이면을 보니.. 이 책의 조언과 닿아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과연계 선행독서로 선행하라(313-316쪽)는 혼자 읽고 질문하며 깨달아 가는 시간을 가지란 의미입니다. 사교육 종사자인 저자들조차 일방적인 학원 주도의 선행 공부에 대해서는 경고를 합니다. 교과서와 교과연계를 통한 선행은 비록 학습 시간은 많이 들어도 평생을 간다고 확신합니다. 결국 우리 생활 자체가 독서와 한 몸이 되어야 입시 뿐 아니라 살아가는 지식과 지혜도 더불어 얻을 수 있으리란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통섭(융합) 독서로 이어지는 3부를 보면서 4인 저자의 개개 저작들도 궁금해지더군요.저자들의 조언처럼 입시가 바뀔 때마다 불안해 하며 어떤 사교육을 더 찾아야 하는가 동분서주하지 않고 부모의 줏대를 세우는 연습을 해서 학습의 기본기를 아이에게 익히도록 도와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