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나온 진은영의 시집이다. 10년이란 강산도 변할 만큼 긴-세월인지라, 이 긴 시간동안 쓰여진 시들이 하나의 일관된 생각이나 사상, 감정들을 드러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질적인 것들을 패치워크한 것처럼, 다소 생경하고 낯선 감각을 느끼게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건너온 지난 10년의 세월엔 세월호 참사라는 너무나 큰 경험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매우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운 참사의 경험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쳤겠지만, 시인이자 철학자이자 활동가이기도 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