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씨앗이 비처럼 내리던 어느 봄날
Maple
단풍나무에서 비가 내리듯이 떨어지는 씨앗들의 모습은 환상적이다. 어린 시절 형제들과 나는 이 씨앗들을 쪼개서 안에 있는 밝은 녹색 부분을 꺼내 먹었다. 남아 있는 끈적끈적한 껍질은 코에 딱 붙이고 말이다. 우리는 피노키오가 된 서로의 코를 마주보며 웃었다. 요즘 아이들은 미나리아재비 꽃에서 나는 버터 향을 맡을 줄도 모르고, 단풍나무 씨앗으로 피노키오 코를 만들 줄도 모른다(95쪽).
미국 동부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여름에 꽃을 피우고 가을에 씨앗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다음 해 봄에 싹을 틔운다. 그러나 이 지역에 사는 단풍나무는 이 모든 과정을 봄 한철에 재빨리 해치워버린다. 겨울이 채 가기 전에 꽃을 피우고 봄에 씨앗을 땅에 떨어뜨린다. 씨앗들은 같은 해 봄에 싹을 틔운다. 이렇게 하면 겨울 동안 씨앗을 먹고사는 배고픈 동물들에게 먹힐 염려가 전혀 없다(97-98쪽).
나무를 안아보았나요
조안 말루프 저/주혜명 역 | 아르고스 | 2005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