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지붕에 텐트를 치는 루프탑 텐트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을 한다. 젊을 때, 그리고 외국생활 할 때 캠핑을 가끔 다녀본 적이 있지만 차를 이용한 차박캠핑이나 이에 맞는 다양한 용품들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장기간 여행하면서 호텔같은 시설을 이용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오로지 캠핑 도구에 의지해 텐트생활하면 몸이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이 두가지 방법의 중간지점이 차박캠핑인가 보다.
지금까지 SUV나 차박에 적당히 어울리는 차량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이런 차박캠핑 같은 것을 생각해 보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마다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기 마련인데 저자는 젊어서부터 차박캠핑을 즐긴 이야기를 책을 통해 소개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에 대한 갈증이 커지는데 이런 차박여행도 참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차박캠핑이란 차를 집삼아 차에서 놀고, 먹고, 자는 캠핑을 뜻한다. 호텔비를 줄여 배 속을 즐겁게 하자는 저자의 이야기가 재미있다. 번거로운 준비 없이 차만 있으면 가능한 여행이다. 꼭 주말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혹은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여행이다. 저자는 차박캠핑의 즐거움과 함께 자신의 차박경험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제주도 올레길 도보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코로나 와중에 주말을 이용해 다녀와야 하다 보니 조금씩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 도보여행이 끝나면 이 책에 소개된 ‘제주도에서 차박으로 한 달 살기’ 같은 것도 시도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모든 취미생활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자금의 투입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분들의 경험을 미리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차박캠핑에 대한 저자의 애착과 올바른 차박문화의 정착에 대한 바램도 느낄 수 있다. 자연과 함께 하는 차박여행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차박도 '그린 차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제 막 차박여행을 시작하려는 초보들에게는 차박여행에 필요한 지식을 제공한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코로나19등으로 실천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여행에 관한 대리만족을 줄 수도 있겠다. 점점 여가시간이 많아지는 사회로 들어가면서 나만의 즐길거리를 하나씩 추가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차박여행도 좋은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