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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식사

[도서] 백년식사

주영하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한국 음식문화 100년을 돌아보는 책이다. 현재의 우리 음식문화는 과거 우리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이 책은 개항이후 시작된 대한제국 서양식 만찬부터 현재의 K-푸드에 이르기까지 한국 음식사를 돌아본다. 나이 든 사람의 한명으로서 과거 어린 시절 우리 입맛을 좌우했던 정겨운 음식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오늘날 한국인의 입맛을 대변하는 음식문화는 개항 이후 100년의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형성되어 왔다. 먼저 한국인의 식탁이 세계와 만나고, 우리의 조상들이 서양음식을 만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반도 곳곳을 여행하며 조선의 음식을 즐겼던 외국인에게 한국 음식이 어떻게 느껴졌는지를 묘사하기도 하고, 양식을 처음 접한 통역관이 겪은 실수의 애피소드도 간결하게 터치한다. 대한제국의 황제 고종이 루즈벨트 대통령 딸을 이용해 한국의 독립을 부탁해 보기 위해 마련한 외국인 여성과의 첫 식사 때 사용한 오찬의 메뉴가 소개되기도 한다.

 

저자의 음식문화와 관련된 시대구분과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1. 개항기의 이국 음식과의 만남, 2. 식민지 시대의 조선과 일본 음식의 융합과정, 3. 전쟁의 시기에 사용되었던 배급, 통제, 구호의 식생활, 4. 냉전시대 미국 잉여농산물 유입과 녹색혁명, 5. 압축성장기의 공장제 식품산업, 그리고 6.세계화 시대를 빛내고 있는 K-푸드의 시대를 대표적인 음식을 통해 돌아본다. 

 

이 책에는 음식과 관련된 많은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하지만 음식의 역사는 결코 "라떼는 말이야" 식의 과거 경험을 되돌아보는 에피소드 모음이나 오락 프로그램의 소재로만 다루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저자는 강조한다. 음식의 기원과 변화의 모습을 살피는 것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헤아려보고 준비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음식 백년사를 읽으면서 우리 음식도 다양한 문화를 만나 영향을 주고받으며 한국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점을 배우게 된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를 맞아 다국적 농수축산업 기업들에게 휘둘리는 식품체계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 펜데믹을 맞은 상황에서 전통 음식이 최고라는 폐쇄적인 ‘음식 민족주의’나 함께 밥을 먹는 행위를 금지해 비말 감염을 예방하는 것만이 능사라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저자는 음식의 역사를 통해 펜데믹 이후의 식생활 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할 기회를 가질 것을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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