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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도서] 책들의 부엌

김지혜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삶이 만만한 시기가 어디 있었겠냐만은 유독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시간이 힘들고 어려운가 보다. 요즘 독자들이 많이 찾는 책들을 보면 그런 마음이 담겨져 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불편한 편의점> 등 우리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 힐링서적이 대세이다. <책들의 부엌>도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제공하는 책이다.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소양리 숲 속 책들의 부엌, '북스 키친'이다. 촌캉스, 숲캉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북스 키친은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듯 꼭 맞는 책을 추천해 주고, 책과 어울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북 카페와 북 스테이를 결합한 장소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몇 년간 앞만 보며 달려왔던 주인공 유진이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연 북 카페와 그곳을 찾아온 9명의 손님들과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한적한 시골 마을, 이곳에서는 시간마져 한 템포 느리게 흘러갈 것만 같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다가 자신을 만나기도 하고, 밤하늘 별빛을 바라보며 끝없는 상념에 잠길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유명세로 제대로 숙면에 빠져보지 못한 연예인, 서른을 눈앞에 둔 대학 시절 절친들, 느닷없이 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진 변호사, 꿈꾸던 일에서 좌절하고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어머니의 죽음까지 겪은 뒤 마음의 문을 닫은 남자 등 다양한 고민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이곳을 찾아온다. 여기서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휴식의 시간을 가진 이들은 새로운 전환의 순간을 맞게 된다.

 

이들은 맑은 공기, 편안한 휴식, 한 권의 책으로 힐링을 하고 삶의 의욕을 다시 찾아간다. 이야기 속에 드러나는 사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는 맛도 있고, 책 속에서 추천하는 책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면서 독자들도 이야기의 등장인물처럼 마음이 조금은 더 넓어지고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책의 제목처럼 책이 마음의 양식이 되는 것 같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작은 쉼표를 가져야 할 순간들을 맞이한다.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런 순간을 만들어가야 할 지는 개개인의 선택에 담긴 일이겠지만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나만의 '책들의 부엌' 하나를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읽지만 가끔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이런 책들을 읽어보는 것도 그 방법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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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모모

    한참 이와 비슷한 책들이 출간 되었죠....그런데, 정작 한 권도 못봤어여 ^^;;
    제목만으로 위안이 되어서 그런걸까요? 많은 글보단 이렇게 한 문장으로 위안이 되는 도서를 올해 많이 본 거 같았어요.

    2022.11.22 10:36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독자들이 이런 책들을 많이 찾나 봅니다.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시기라 그런가 봅니다.

      2022.11.22 10:44
  • 스타블로거 꿈에 날개를 달자

    나이들수록 더. 작은 쉼표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쉼없이 달려온 것 같아요. 내년에는 많이 내려 놓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말처럼 쉬울지는 모르겠어요. 나만의 책들의 부엌. 그런 거 하나 있으면 좋지요.

    2022.11.22 19:03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모두 생각만 하고 끝나서 아쉬움을 달래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2.11.22 19:19
  • 파워블로그 하우애

    휴식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읽고 쓰는 일, 산책이 주는 즐거움이 그런 휴식 시간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2022.11.23 07:58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모든 것에 균형이 필요한 법인데 직장 생활하다 보면 거기에 빠져 그런 시간을 갖는 것이 쉽지만은 않게 되나 봐요.

      2022.11.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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