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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뽑은 최고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도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저/이시형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이 책은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라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은 프랭클 박사의 자전적 체험수기이다. 정신과 의사였던 프랭클 박사는 자신의 체험을 객관적 관찰자의 입장에서 담담히 회고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독특한 정신분석 방법으로 발전시킨다. 마음 치료법의 하나인 그의 로고테라피(Logotheraphy)라는 분석방법은 프로이드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어 정신요법 치료의 제3학파로까지 불린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개인적 경험과 함께 로고테라피가 함께 설명되어 있다.

 

당시 강제수용소에 갖힌 사람들은 30~40명에 한명꼴로 살아 남았다고 한다. 자기가 가진 모든 소유물을 뺏기고 가치를 파멸당한 채 굶주림과 핍박속에서 몰려오는 죽음의 공포를 이겨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신체적으로 건장한 사람들이었을까? 아니면 정신력이 강한 사람들일까? 프랭클 박사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결론짓고 있다. 그건 바로 삶에 대한 개인의 태도에 달린 문제라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떤 절망에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삶에 대한 의미에 잃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도 견뎌낼 수 있다고...

 

인간도살장인 아우슈비치에서도 생존을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약삭빠른 사람은 동료를 감시하는 카포로 변신하여 일신의 안위를 보장받는다. 가스실과 화장터가 있는 큰 수용소로 이감되지 않도록 아파도 건강한 척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자신의 생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집단내 가혹행위나 다른 사람의 죽음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길들여진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개인적 체험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극단적 상황에서 우리인간들이 보이는 반응을 생생하게 느끼고 생각하게 해 준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첫번째 감동이다.

 

하지만 이 책이 주는 진정한 감동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삶에 대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우리의 상황을 저자가 겪었던 피할 수 없었던 시련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저자의 체험을 통해 그런 극단적 상황에서도 우리 내면에는 성자의 모습과 돼지의 모습이 공존한다는 점을 느낄 뿐이다. 또한 그런 막다른 골목에서도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문제가 아니라 결국 개인의 의지와 선택이 우리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아우슈비츠에서 프랭클 박사가 발견한 진리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인간은 아무리 악조건이라도 이에 저항하고 대응할 수 있는 존재이다. 비극 속에서 낙관을 할 수 있는 존재이다.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낙관적이 되거나 행복해지라고 강요한다고 해서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현재 처한 상황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이를 이루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져야 한다. 그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기도 하다. 그것에 대한 믿음을 상실하게 되면 삶을 향한 의지도, 행복도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이다.

 

'당신이 가진 최고의, 그리고 최후의 자유는 바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이다'라고 외치는 프랭클 박사의 가르침은 시공을 초월한 진리로 다가온다. 문학적 가치는 물론 철학적 의미도 가진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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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늬

    지금의 저에게 필요한 말씀이네요. 스무 살 이후에 처음으로 새 해를 기다리면서 많은 생각에 빠져있는데 용기가 되는 한 말씀입니다.

    2010.12.20 14:4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어떠한 상황에서도 의미있는 일을 찾아가는 그런 자세를 강조하고 있네요^^

      2010.12.20 18:14
  • 달구벌미리내

    살아야 하는 뜻을 새겨 삶을 산 사람은 값지게 살고, 뜻을 찾지 못하면 잘 살지 못한다는 알맹이가 좋은 책이네요. 뉴욕에서 의사를 하는 분이 올린 글에 지은이의 이야기가 올라 있었는데, 굿청님의 글에서도 보게 되어 반갑습니다.ㅎㅎ.

    2010.12.20 14:44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끔찍한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하면서도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참 많습니다...

      2010.12.20 18:16
  • nineone91

    이런 책을 접할 때마다.... 참.... 많이 부끄부끄 해요.... 너무 편하게 살아 그런가...가끔~~ 왜 사는지 잊고 사는 경우가 있거든요.... 바짝 정신차려야 할 때가 온 듯하네요....빠릿하게~~

    2010.12.20 23:3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goodchung

      허무주의에 빠지거나 갑자기 삶이 의미없어 보일때 이런 책 읽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2010.12.21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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