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속이 느려서 제한 시간 안에 답안지를 못 채우는 분
지독한 악필 때문에 주관식 시험에서 감점될까 두려운 분
3페이지 넘어가면 손목이 아파서 글씨를 못 쓰겠다고 하시는 분
어떤 이유에서든 글씨를 빠르고 바르게 쓰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아주 제대로 된 책이 나왔다.
우선 저자는 대치동 악필 교정 마스터 유성영 작가. 대한민국 교육의 메카, 1번지인 대치동에서 악필 교정 마스터라고 하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악필도 아니고, 이미 원하는 고시에 합격하여 현직 생활을 하고 있지만 책의 제목을 처음 본 순간 궁금했다. 과연 악필 교정 마스터가 알려주는 교정 방법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무수히 많은 주관식 답안지 작성 끝에 합격한 사람의 관점에서 과연 효과적인 글씨 교정 길라잡이가 될 것인지 궁금해졌다.
글씨를 빠르고 바르게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상당수 어린 시적의 글씨체가 그대로 굳어져 현재의 악필에 이른 경우가 많다. 멀쩡하게 글씨를 바르게 잘 쓰다가 하루 아침에 악필이 된 사람은 없다. 이 말은 악필은 교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악필 교정이 어렵다면, 포기할 것인가?
반듯하고 가독성 좋은 글씨는 주관식 시험에서 예선전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내용이 물론 중요하지만, 일단 심사위원들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 글씨체이다. 삐뚤빼뚤 악필로 쓰여진 답안지와 반듯하게 가지런한 글씨로 알아보기 쉬운 글씨로 쓰여진 답안지가 눈 앞에 있을 때, 양 답안지에 대한 첫인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변호사 시험, 행정고시, 법무사, 변리사 등 주관식을 보는 시험들은 0.1점 차이로도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되는 아주 중요한 시험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중에 그냥 재미로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각자 구구절절한 사연과 합격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있을테니 말이다.
저자는 우리가 빠르고 바르게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이야기 하며 책을 시작한다. 아마도 악필인 사람들에게 악필 교정의 중요성을 먼저 알려서 내재적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생각이 든다.
시험을 보는 사람들 중에 시험에 떨어지고 싶은 사람은 없다. 모두가 절박하다. 아직도 악필이 교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그냥 써지는 대로 답안지를 작성할 것인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글씨를 빠르고 바르게 쓰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글씨를 빠르고 바르게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알겠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빠르고 바르게 쓰는 것이 힘든 것일까? 원인을 알아야 해결이 가능하니 저자는 그 다음 주제로 이 이갸기를 정한 듯 보인다.
나도 경험해보아 알지만, 가장 큰 이유는 모든 시험에는 '시간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제한 없이 원하는 만큼 무제한으로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거나 긴~시간 동안 작성할 수 있다고 하면 누구든 또박또박 한글자 한글자 정성을 들여서 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시험은 전시상황이다. 보통 주관식 시험의 경우 한 과목당 2시간 정도가 주어지는데 이 시간안에 문제를 풀고 답안지까지 작성을 해야 한다. 순수하게 답안지 작성에 2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리고 주관식 문제가 좀 길고 어려워야지. 안그래도 긴장상태인데 글씨가 빼곡하게 적힌 문제를 받으면 긴장이 되어서 하얀것은 종이요 까만것은 글씨요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악필에서 벗어나 답안지로 조금이나마 좋은 인상을 주어 꼭 합격하고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필기체를 빠르면서도 가독성 좋게 쓰기 위한 포인트 5가지를 제시한다. 키워드 위주로 요악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바른 자세, 2. 필기구 제대로 잡기, 3. 우상향 글씨체, 4. 속도 훈련, 5. 선 긋기
바르게 앉는 방법과 바르게 필기구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며 바르게 글씨를 쓰기 위한 준비운동을 한 후에는 글씨 교정틀을 이용하여 우상향 글씨체를 습득한다. 우상향 글씨체를 익힌 후에는 속도를 재며 실전처럼 연습하고 마지막으로 선긋는 연습을 통해 기본기까지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이 중 핵심은 바록 '우상향 글씨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깜짝 놀랐던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인데, 내 답안지 글씨체와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학원에서 모의고사 답안지를 작성하면 글씨를 잘 쓴다는 소리를 꽤나 들어봤는데, 나는 이미 저자가 이야기하는 우상향 글씨체의 소유자였던것이다!!
확실히 우상향 글씨체를 사용하여 답안지를 작성할 경우에는 글자간의 연결감이 좋아 연습만 잘 된다면 물 흐르듯 글씨를 쓰면서도 가독성 좋은 글씨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우상향 글씨체가 아닌데 어떡하느냐?' 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
걱정하지마시라! 이 책의 정수는 바로 여기에 있다. 바로 각 자음, 모음별로 우상향 글씨체를 쓰는 방법을 하나씩 하나씩 알려주고 우상향 글씨체를 연습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 그것으로 모자라서 더 연습을 원하는 독자의 수요를 반영하여 특별부록으로 우상향 글씨틀만 있는 연습노트도 함께 제공한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만나 글자와 단어를 이루고 있는데 각 자음이 어떤 모음과 만나느냐에 따라 미세하게 크기나 비율이 달라진다. 저자는 그런 부분까지 캐치하여 우상향 글씨를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음과 모음, 단어, 그리고 문장으로 이어지며 저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보면 우상향 글씨체를 익히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리뷰를 마치며
아주 어릴적 처음으로 한글을 배우며 한글 쓰는 연습을 하던 때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글자 쓰는 연습을 열심히 했던 적이 언제인던가? 어릴 때로 돌아간 느낌에 잠시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아마도 나는 이미 원하는 시험에 합격해서 더이상 우상향 글씨체로 답안지를 작성할 이유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마냥 어릴적의 기억만 떠올리며 좋아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분들은 악필 교정의 한 줄기 희망을 찾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글씨를 잘 쓰는 것이 중요한 이유부터 시작해서 원인을 분석하고, 우상향 글씨체를 익혔기 때문이다.
부디 각종 시험을 준비하지만 악필이라서 고민인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악필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길고 긴 터널같은 수험생활에서도 벗어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감사히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