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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내공

[도서] 말의 내공

신도현,윤나루 공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말 공부는 나로부터

타인과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



  말 한마디에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 모두의 삶이 참여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화술에 능란한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여 이해하고 상황까지 읽으며 자신을 성찰하는데 성숙한 상태를 말하며, 이러한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을 '말공부'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말을 잘하는 이는 자기관리도 잘할뿐더러 주변인들에게도 고루 마음을 쓰는이였던 것 같다.  일방적인 말하기가 아닌 '대화'를 한다는 건 상대방과 이야기를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과정은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래 지속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언어란 필연적으로 그 언어가 속한 사회의 지배적 관점을 담는다.  예를 들어 "남녀노소"란 네 글자에는 여성보다는 남성을, 어린이보다는 노인을 우위로 보는 시각이 내포돼 있다. ...(중략)... 한편 관점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이유도 있다.  알튀세르도 언급했듯이 관점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관점이 새로워지면 사람 역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공부에 관점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새로운 관점에서 새로운 사람이 태어나고 새로운 말이 나온다. /p41~42


  말의 근본을 바꾸려면?  자신을 수양하며 차곡차곡 필요한 것을 쌓아간다.  <말의 내공> 에선 이러한 과정을 여덟 단계로 정리했는데 도입부마다 개괄하는 글을 간략히 설명하고 동서양 고전이나 성현들의 말을 인용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말하기에 관한 책들도 꽤 많이 출간되어있다.  '말하기'에도 공부가 필요한 건 왜일까?  화술의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기본적인 바탕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지 않다.  당장의 화술보다 기존의 언어생활 근본을 바꾸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말의 내공> 은 말하기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고 싶은 이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름지기 한 번 때렸으면 한 줄기 흔적이 남아야 하고, 한 번 쳤으면 한 움큼 피가 묻어나야 한다.  글을 읽을 때도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하니, 어찌 마음을 두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주희   

  옛 선비들은 위 인용문처럼 치열하게 글을 읽었다.  주희는 독서를 결투에 비유할 정도였다.  생사의 결투라면 나의 공격은 마땅히 치명타가 되어야 한다.  글 읽기도 이와 같다.  글을 읽었다면 분명 남은 바가 있어야 한다.  한 줄을 읽었다면 나의 삶도 그만큼 바꿔야 한다.  글을 읽기 전과 후가 다르지 않다면 그것은 읽지 않은 것과 진배없다.  ...(중략)... 나의 삶을 바꾸는 독서.  여기서 주의할 점은 치열함이 책을 집중해서 열심히 읽는 것만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열심히 읽은 결과는 암기이나, 독서를 통해 이루어야 할 결과는 삶의 변화다. /p63~64

 

  '이 책을 읽고 나면 말하기를 조리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말하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수양, 관점, 지성, 창의성, 경청, 질문, 화법, 자유 총 8개의 장으로 진행하면서 말하기에 필요한 기초부터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다.   읽다 보면 메모해두고 싶고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들이 꽤 있어서 몇 번이고 읽기도 했던 <말의 내공> 말이란 단순히 말하는 것이 아닌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나를 알아가는 총체적인 과정이며 그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 '말 공부'.   마지막 장의 실전에선 말의 내공을 보여준 성인들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있어 책을 읽으며 조금씩 실행해 볼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말을 지키는 한편으로 말을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때로 말이 삶을 해치기도 해서다.  더 높은 도약을 위해 그런 말은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종합하자면, 우리는 지켜야 할 말과 버려야 할 말을 구분해야 한다.  지킬 말은 지키고 버릴 말은 버리자.  말을 지켜 말의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한 말을 버림으로써 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것이 말에 대한 인문학의 태도다.  말 공부란 말을 위한 것이 아니요, 결국 말 너머의 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p159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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