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어릴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질문에 질문의 꼬리를 무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많은 질문들 중에는 정말 의미 없는 질문도 있었고, 때로는 아직 심오하지만 답이 나지 않는 질문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질문의 끝에는 언제나 책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철학책에 관심이 많았고 청소년기에는 재미있게 엮어놓은 이야기 철학책이 나에게는 가장 재미있고 잘 맞는 도서중에 하나였던 기억이 있었다.
오래전 한때는 이런 사상 철학에 대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놓은 도서들이 참 많이도 나왔는데 요즘은 내가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아서인지 도서의 트랜드를 잘 따라가지 못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내가 자주 읽었던 이야기 철학책은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우연히 도서관에 들러 책을 살펴보던중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동양사상책이 눈에 들어왔고, 서론을 읽으면서 옛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많은 생각을 조금은 정리해줄 수 있는 도서라는 이끌림에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사람의 가치,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과 해석을 뭉뚱그려 포괄할고 있는 단어가 사상이라고 말하며, 질문과 대답, 생각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천천히 상상의 날개를 펴고 생각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이해하게 되는 것들이라고 한다. 사상을 한자로는 생각 사 思, 상상 상 想으로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이 도서에는 총 11명의 동양사상가가 등장한다. 각 사상가들의 색깔이나 성향들이 잘 묻어나는 제목을 구성하여, 그에 알맞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형식이라 청소년들이 읽기가 좋은 형태라고 보면 될것 같다.
몇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의 소주제를 묶어두었다.
숲처럼 물처럼 살고 싶었던 [노자]
사람을 알고 싶다 [공자] 사람의 마음은 태어날 때부터 착하다. [맹자]
임금도 농사짓고 왕비도 길쌈해야지 [농가]
엉뚱한 이야기꾼 [장자]
개가 호랑이를 잡아먹을수도 있지 [한비자]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노자가 말하는 자연이라는 표현의 유래라던지, 숲속에서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이야기와 지혜를 노자가 '도'라고 부른 것이 사람들의 수다를 통해 저잣거리에도 알려지게 되었다는 몰랐지만 알고 나니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읽으면서 내게는 흥미로웠던 부분은 양자였다.
p97 "내가 털 하나 뽑아서 세상 사람들이 다 잘 살게 된다고 해보자, 그래도 나는 털 못 뽑아!" 얼핏 보기에 속이 좁아 보이는 이사람은 양자이다. 얼핏보면 양자는 단순한 이기주의자로 보인다. 그런데 양자의 주장을 가만히 들어보면 그가 생각 없는 단순한 이기주의자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의 어색한 외춤 속에는 당시 수많은 사람들의 주장과 생각들이 지닌 허점을 지적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수 있다.
지금 읽어보면 정말 이기적인 의미가 될 수 있을것 같은데, 그 시절 모두가 이상적인 동양철학과 실리적이지 않은 다른 사람위주의 사상을 많이 전파했던 시절이라면, 어쩌면 이런 양자의 논리도 필요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의 현실이 어쩌면 양자가 주장하는 내용들에 잘 부합하는 세대이지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 자신에 집중하고 사랑하면서도, 살면서 즐기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쾌락에 빠지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하는 절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실리적인 모습이 요즘의 MZ세대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사는 인생은 어쩌면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각자가 가진 생활의 패턴과 사상은 아무래도 닮아있는듯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다름을 가지고 있을 것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아주 간단한 것에 진리를 찾을수 있을 때도 있지만, 아주 쉬운것에도 어렵게 돌아가는 경우가 있듯이 삶에서 주어지는 나의 인생의 이면에는 어떤 사상에 근접해 있는 것일까를 많이 들여다 보게 되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