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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위로

[도서] 식물의 위로

박원순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5점


 나는 평소 꽃을 좋아하는 편이다. 꽃을 보면 항상 잠시 멈춰서고, 내가 꽃을 좋아하는 것을 아는 친한 친구들에게 선물로 꽃을 자주 받는 편이다. 하지만 항상 좋아하는 데에 그칠 뿐 깊은 관심을 가지는 수준은 아니었고, 길을 걷다 꽃이 보이면 사진을 찍고 무슨 꽃일까..?하고 궁금해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문득 왜 항상 궁금해하는 데 그치지? 요즘 같은 세상에 찾아보려면 어떻게든 찾아볼 수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나길 복잡하고 성가신 것을 싫어해 꽃 이름을 알려주는 어플은 광고들이 너무 많아서 귀찮아졌다. 그러던 차에 내가 좋아하는 책을 통해 알아보는 건 어떨까 싶었다. <꽃의 비밀>, <식물 산책>, <아무튼, 식물> 등의 책을 통해 꽃과 식물에 대한 흥미가 조금씩 커지던 차에 <식물의 위로>를 만났다.

 

 일단 책의 디자인이 깔끔하고, 표지 역시 식물에 관련된 책이기 때문일까 소박하면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본문에선 각 챕터별로 오랜 친구가 그리운 사람,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은 사람,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사람,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은 사람, 부담없는 친구가 필요한 사람,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사람, 혼자 외롭게 지내는 사람에게 추천해줄 만한 반려식물들을 친절히 소개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식물을 반려처럼 생각하는 저자의 식물 사랑이 크게 느껴지는 글이었다. 식물의 고향부터 차근차근 소개하고 따라서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케어해야 식물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조곤조곤 설명하기 때문에 해당 식물에 대해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었다. 또 저자의 사랑을 바탕으로 식물을 사람에 비유하는 내용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집 안에서 아마릴리스를 키울 때 고향 땅과 완벽하게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원래 자라던 곳의 환경을 잘 이해한다면 그 식물에게 꼭 필요한 것을 어느 정도 맞춰줄 수 있다. 마치 외국에서 온 친구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주고 고국의 음식과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같다. p.39

 

개인적으로 식물 이야기 외에 책 곳곳에 덧붙이는 작가 개인의 생각이 더 흥미로웠다. 식물을 소개하는 글이라 식물 이야기가 비중이 큰 것이 당연하지만 한편으론 조금 더 작가의 개인적인 철학이나 생각들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허브 식물을 소개하는 챕터에선 허브의 효능과 특성들을 설명하며 덧붙이는 작가의 철학들이 인상깊었다. 특히 접란과 바질을 소개하는 파트가 흥미로워서 하단에 소개한다.

 

그냥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무언가가 자기 자리를 찾고 존재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삶의 모든 비밀은 이 같은 모습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지 새삼 깨닫는다. p.95

 

기억하고 집중하는 능력 없이는 공부를 하는 것뿐 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담을 나누기도 어렵다. ‘기억은 인생의 다이어리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내 소중한 삶의 기록들을 일깨우고 지키는 데 바질 같은 식물은 참 고마운 존재다. 가끔은 커피 대신 바질 잎을 넣은 샤르트뢰즈 칵테일도 즐겨 볼 일이다. p.114


 완독 후 다양한 식물들을 식물 한덩어리로 인식했던 이전의 식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특정 대상에 대한 무지가 그 대상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하게 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오류를 수정하는 기회를 얻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책에 삽화나 사진 등이 조금 더 삽입되었다면 식물에 대한 묘사를 따라갈 때 더 수월하고 즐겁지 않았을까 하는 한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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