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앙 졸므라는 종군기자상 받은 기자가 조지 오웰의 생애를 따라가며 그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작품을 썼는지 서술하고 있다.
수능 이후 본 적 없는 ~을 쓴 ~은 이렇게 말한다,체가 등장하지만(이 직역 무엇?) 기자 특유의 단문의 담백한 문체로 읽기 어렵지는 않았다.
조지 오웰의 소설도 물론 고전의 반열에 올랐지만 우연히 읽은 그의 에세이를 보니 그는 소설과 인생이 같은 흐름이었다.
모두까기대장이랄까.
한번 작가를 따라 읽고 싶었는데 좋은 가이드가 되는 책이었다.
처음 챕터가 그가 이튼칼리지 출신이라는 것인데 아무튼지간 모두까기 좌파대장이 한국인이 봤을 때 신분제를 재생산하는 것 같은(심지어 같은 영국인인 브리짓존스도 그렇게 생각함) 이튼칼리지 출신이라는 게 조지 오웰 수필 볼 때도 신기했는데 그 이야기가 처음 나와 매우 흥미로웠다.
이튼은 입시 경쟁이 치열하고 교육 수준도 매우 높고, 무엇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학교입니다. 학생이 기성체제에 잘 봉사하도록 교육하기도 하지만, 독립적인 정신의 소유자들을 상당수 배출하기도 했지요. 아마 이튼 출신이라면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른 생각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 될 겁니다. 그런 점에서 조지 오웰은 이 학교의 순수한 산물이라고 할 수 있어요. p.25
이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이튼 칼리지의 입장 무엇?
신분제 당황스러운 영국답게 이튼 컬리지 출신들은 이토니언이라고 불리고 말투도 따로 있다고 한다.
조지 오웰은 노동자 계급이나 부랑자들과 섞이고 싶어했는데 이 이튼 말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니 영국.... 모를 나라........
영국의 상류층이 그토록 오랫동안 존속한 이유 중 하나는 모든 카스트가 완전히 폐쇄적인 유럽 다른 나라들의 귀족층과는 달리 늘 어느 정도의 유동성을 유지했다는 데 있습니다. 재능과 지성을 갖춘 젊은이들이 엘리트층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작은 문이 늘 열려있는 겁니다. 비교적 가난한 집안 출신인 시릴 코널리, 조지 오웰, 에블린 워 같은 작가들이 영국 상류계층에 받아들여졌듯이 말입니다. p.36
아에 그런 신분제 없으면 받아들이고 말고 할 것도 없을건데.... 조앤 롤링 생각이 나네.
2. 제국의 더러운 일, 챕터에는 그가 영국 식민지 버마에서 경찰로 근무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그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잉,스러웠던 부분인데
그는 아시아의 숨 막히는 열기 속에서 식민지 체계의 동력을, 그 뿌리 깊은 불의를, 자신이 지킨다고 여긴 그 잘난 문명의 위선을 발견했다. p.64
다섯번째 챕터에서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던 이야기가 나온다. 카탈루냐찬가인데 책만 사두고 오랜동안 읽지 않아서 스포(라고 말하기도 남부끄럽지만) 당할까 봐 주저하며 읽었다.
[카탈루냐 찬가]는 2003년에야 스페인어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프랑코가 죽은 지 28년이 지나서 말입니다! p.137
이 글도 그렇고 중간중간 두어줄씩 인용된 카탈루냐 찬가 글도 좋아서 빨리 읽고 싶어졌다.
마지막 챕터의 제목이 모든 것이 오웰적이다!이다.
강력한 온라인 판매 사이트 아마존(종종 고객들을 오웰적으로 감시했다고 비난받는)은 꾸준히 [1984년] 최고 판매치를 기록한다. p.157
조지 오웰 작품들 중 동물농장이나 1984가 반세기가 지난 지금과 비슷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무슨 무당도 아니고 선지자도 아니고 통찰력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냥 우연히 맞아떨어졌다고 해도, 나는 그가 세상을 편견없이 바라본 것이 좋다.
다만 17세기 사람은 아니라도 동시대의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의 소설을 읽기 전이나 후에 이런 배경도 알아두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이 얇고 판형이 작아 가방에 넣어 다니며 틈틈이 읽어야지, 하다보니 분량이 많지 않은데 읽는데 오래 걸렸네.
문학을 비문학으로 이야기해서인지 새로 알게 된 사실이 많았고 어쨌든 2차저작은 원저작을 이길 수 없으므로 빨리 카탈루냐 찬가를 읽는 걸로 합시다.
#조지오웰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