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블로그 - 내 삶의 쉼표

포스트 위건부두로 가는 길

유감스럽게도 계급 차별이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만으로는 아무 진전도 있을 수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이 없어지기를 바랄 '필요'는 있되, 그만한 대가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그 바람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직시해야 할 사실은, 계급 차별을 철폐한다는 것은 자신의 일부를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는 점이다. 여기 중산층의 전형적인 일원인 내가 있다. 내가 계급 차별을 없애기 바란다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행하는 거의 모든 것은 계급 차별의 산물이다. 나의 모든...

2011.06.19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위건부두로 가는 길

나는 사법(司法) 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 말 할 수 없는 혐오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형법은(인도에서는 영국에 비해 훨씬 더 인간적이라 해도 그렇다) 끔찍한 것이다. 그런 법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아주 둔감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악취 나는 유치장 안에 쪼그려 앉은 비참한 죄수들, 장기수들의 시무룩하고 겁먹은 표정, 대나무 곤장을 얻어맞은 사람들의 부어터진 엉덩이, 가장이 끌려 갈 때 울부짖는 여자와 아이들 - 이런 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입장이 되면 견디기 힘든 모습이다. 나는 교...

2011.06.19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자유와 행복

그런 책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지 여러 해가 지나서, 나는 마침내 에프게니 자미아친의 소설 <우리들>을 한 권 구해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이 소설은 책을 불태우는 이 사상 통제의 시대의 신기한 문학적 흥미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글렙 스트루브가 쓴 <소비에트 러시아 문학 25년>이라는 책을 보니 이 소설의 역사는 이러하다. 1937년 파리에서 죽은 자미아친은 러시아혁명을 전후해서 다수의 책을 써낸 소설가이자 비평가였다. 그가 <우리...

2011.06.01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나는 왜 쓰는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러니까 나이 다섯 아니면 여섯 살 때부터, 나는 내가 나중 커서 작가가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열 일곱 살에서 스물네 살이 되기까지의 청소년 기간에 나는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포기하려 했지만 그게 내 진정한 본성에 어긋나는 짓이고 결국은 내가 오래지 않아 책상에 앉아 책을 쓰게 되리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나는 세 아이의 중간이었다. 위 아래로는 각각 다섯 살 씩의 터울이 졌고 여덟 살이 될 때까지 나는 거의 아버지를 보지 못했다....

2011.05.31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아이들의 성과 사랑

아이들의 성과 사랑가브리엘은 저항할 수 없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닌 소년이다. 칼리랑 같은 반이고 다섯 살이다. 그는 때때로 여자 아이가 되고 싶어 한다. 아빠한테 살짝 자신의 소망을 털어놓았다. "난 여자가 되는 게 더 좋아. 여자는 나중에 아이를 낳을 수 있잖아." 동생 에스더가 태어나는 것을 경이로움으로 지켜본 가브리엘이 내린 결론이다. 가브리엘의 아빠는 말했다. "엄마가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건 아빠야. 아빠의 고추가 정말 큰일을 한단다. 그래서 너의 고추는 아주 중요한 거야. 금방 알게 될거야....

2011.05.23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몇가지 쪽글들..

아이보다 내 인생을 먼저 사랑할 것홀로 두 아들을 키우는 프랑수아는 시골에 있는 우리 집에 두 아들을 데리고 와서 며칠 지낸 적이 있다. 아침 식사를 하러 식탁에 둘러앉은 그 부자를 지켜보면서, 난 프랑수아의 흥미로운 태도를 지켜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배가 고프다고 칭얼대는데, 프랑수와는 "조금만 기다려. 아무리 니들이 배가 고파도 내가 먼저거든. 먼저 내가 먹고 너희들을 줄게." 하면서 느긋하게 싱글거리면서, 빵에 버터와 딸기잼을 바르고 있었다. 아이들은 이미 훈련이 된 듯 입술을 비죽거리면서도 잠시 기다렸다. 한국 엄마들 같으...

2011.05.23 공감 횟수 3 댓글 수 4

포스트 가사노동의 불평등에 대한 자각

가사노동의 불평등에 대한 자각양성평등, 즉 여성해방 문제에 대해서 진지한 분석과 대안을 이야기했던 최초의 남성으로 꼽히는 엥겔스는 여성의 세계사적 패배의 원인을 '사유재산'과 '잉여생산물'에서 찾는다. 농경과 목축을 통한 생산 방식의 변화로 부가 축적됨에 따라, 남자들은 재산을 자식에게 상속하기 위해 자신의 자식을 확실히 하도록 가부장제와 일부일처제(물론 엥겔스는 여기서의 일부일처제가 여성의 남성에 대한 종속을 의미하되, 남성들에게는 매춘을 허락하는 제도임을 분명히 했다)를 확립시켰고, 이는 여성의 종속을 더욱 강화시켰다고 본다. ...

2011.05.23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행복한 혁명가, 엥겔스

행복한 혁명가, 엥겔스마르크스 뒤에 언제나 수식어처럼 쫓아다니던 프리드리히 엥겔스 라는 사내의 사적인 삶을 궁금해 하는 사람은 별로 만난 적이 없다. 클라라 체트킨 (독일 사회주의 여성운동가)이 엥겔스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에서 "자본주의 생산 체제의 피착취자면서 동시에 여성으로서 이중의 억압적 굴레에 속박된 여성 노동자에게 해방을 실천할 수 있는 학문적 기반을 제공해 준 엥겔스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던 것처럼, 이중의 피착취자인 여성 노동자의 해방을 여성의 입장에서 고민한, 19세기에 태어난 이 남자의 삶에는 과연 어떤 ...

2011.05.23 공감 횟수 2 댓글 수 0

포스트 심청은 왜 장님 잔치를 열었던가

심청은 왜 장님 잔치를 열었던가아버지의 생명도 아니고, 그의 눈을 뜨게 하려고 자신의 몸을 파고 바다에 빠져드는 심청이 벌인 그 기상천외한 효의 '퍼포먼스'는 감히 효라는 분야에서 그녀가 점한 고지를 누구도 넘볼 수 없게 할 만큼 압권이다. 과연 나였다면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 어린 시절에 전래동화를 통해 들은 이야기들은 자라면서 반전을 겪기 전까진 그대로 우리 가치관의 밑바탕을 점령한다. 그러나 이 가르침은 어쩐지 내 안에 안착하길 거부하며 팔딱팔딱 뒤척이기만 했다. 부단한 거부 끝에 발견한 출구는 그 이야기 안에 있었다.왜 왕비...

2011.05.23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욕망은 차단되고 방황은 금지되었다.

욕망은 차단되고 방황은 금지되었다.책 첫머리에서 왜 더 이상 남자들이 지나가는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그녀를 쫓아가 차 한 잔 하자고 애걸하는, 그 오랜 허튼 짓을 이제 갑자기 멈춘 거냐고, 거품 물던 나의 가설이 이 놀라운 현상의 주범을 유교라고 지적하는 건 아니다. 이미 600년 넘게 우리가 어색하게 둘둘 말아 껴입고 있고 다니던 이 두꺼운 내복은 우리가 이 놀라운 사회현상에 이르기까지 기초적인 발판을 제공해 주었을 뿐이다. 유난히 말한마디 하면서도 남의 눈치를 보고, 나의 모든 선택의 기준이 다른 사람들에게 뭐라고 소문이 ...

2011.05.23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68혁명 당시 슬로건

"사랑을 하면 할수록 난 더욱더 혁명을 하고 싶어진다. 혁명을 하면 할수록 난 더욱더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그들은 당신의 행복을 사 버렸다. 그것을 훔쳐라.""삶을 즐길 권리는 구걸해서 얻지 않는다. 스스로 취할 뿐이다.""많이 소비할수록, 삶은 축소된다.""가장 아름다운 조각품은 우리가 경찰의 얼굴을 향해 던진 짱돌이다.""황금기는 황금이 지배하지 않는 시절" - p74.

2011.05.23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한 조각의 사랑이 감옥 하나를 줄인다_야성의 사랑학

한 조각의 사랑이 감옥 하나를 줄인다. 사랑 한 조각이 감옥 하나를 줄인다는 진리를 섬뜩할 만큼 간결한 방식으로 표현한 사람이 있다. '신창원'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신창원이 탈옥 후 털어놓은 고백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다.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방법이 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하고 머리 한 번만 쓸어 주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이 쌍놈의 새끼야, 돈 안 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와. 빨리 꺼져'하...

2011.05.23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엄마와 아이라는 관계의 함수_야성의 사랑학

엄마와 아이라는 관계의 함수연인 간의 사랑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의 사랑에 있어서도 자신을 잃을 정도로 상대를 사랑하는 일은 서로에게 불행을 초래하기 십상이다 부부가 아이를 갖게 되면 초기의 상당 기간 동안 아이를 중심으로 가정생활을 영위한다. 아이를 중심으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주체는 부부이지 아이가 아니다. 결국 부부는 자신들을 가정생활의 중심에 놓지 않고 타자인 아이를 삶의 중심에 놓는다. 우린 자신을 사랑하기본단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을 칭송하고 존경하는 풍토에서 살아왔다. '여기, 나'로 부터가 아닌 '저기, 타인'의 평가...

2011.05.21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네 가지 경로

네 가지 경로 우리 몸은 건강하지 않을 때 통증을 느끼거나 열이 오르는 등 자각증세를 보인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으면 의사가 제일 먼저 '어디가 아파서 왔느냐?'고 묻는다. 환자의 자각증세를 묻는 것이다. 우리 몸의 자각증세는 은총과 같다. 만약 건강하지 않은데 자각증세가 없으면 그 상태를 그대로 놔두게 되어 몸을 그르치게 된다. 암이 아주 나쁜 고질병인 이유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병인데도 자극증세가 너무 늦게 찾아온다는 점에 있다. 이처럼 우리 몸은 건강하지 않는 ...

2011.05.16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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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