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중학생 시절이었을 거다.
87년 민주화 운동, 노동자 대투쟁 시, 매스컴에서 그의 강렬한 이미지를 처음 보았다.
성년이 되고 나서 먼 발치에서 선생님의 연설을 들었다.
20년이 흐른 오늘에서야 TV가 아닌, 먼 발치에서의 흐릿한 모습이 아닌...
그러나, 어느덧 76세 고령이 되신 선생님을 지척에서 뵙게 되었다.
군사독재 정권시절 갖은 고초를 겪으며 한국 민중사에 커다란 기둥으로
자리매김 되기까지..얼마나 고난의 세월을 보내셨을까...
한 공간에서 아주 가까이 얼굴을 맞대고 선생님의 육성을 직접 듣고 있는 내내,
나는 정작 선생님의 이야기 보다는 그 모습 뒤에 인간의 한 평생을
이 땅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올곧게 살아 온 선생님의 세월을 상상해 보았다.
왜 그토록 한복 저고리, 두루마기를 고집하고 있으며,
새로 발간된 책 제목이 왜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이며,
책을 통해 무엇을 힘주어 말하고 싶었는지...
그 이유들에 대한 설명이 내겐 그리 커다란 갈증 해소의 무엇이 되지 못했다.
그저...
지척에서 선생님을 뵙고, 연로하시지만 목소리에 힘이 살아있는...
백기완 선생님을 만나 본 것만으로 족하다.
이러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YES24측에 감사드린다.
많이 힘들어 보이신다.
선생님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2009.10.20 YES24 강연회 (신촌 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