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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도서] 공중그네

오쿠다 히데오 저/이영미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남쪽으로 튀어!>를 읽고 단번에 팬(?)이 되어 버렸다. 오쿠다 히데오를 더 만나고 싶어졌다.

앗싸! 때마침 가장 유명한, 우리에 많이 알려진(131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 실은 그 상이 뭔지 나는 잘 모른다. 아무튼 유명하단다.) <공중그네>를 선물받아 읽게 되었다. 책을 받으며 주인공 이라부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라는 권유와 함께....

 

결론부터 말한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는 매력적이다. 그 거구의 몸집에도 불구하고 그는 엉뚱하고, 귀엽고, 낙천적이며 유머스러운데다가 무척이나 재밌고 즐거운 양반이다.

간호사 마유미는 빵빵한 가슴에 허벅지가 드러나는 미니스커트와 핫팬츠를 맨날 맨날 입고 다닌다. 심지어 주사를 놓을 때면 빵빵한 가슴의 굴곡에 누구나 시선이 간다.

자, 게임 끝났다.

나보고 이라부를 좋아하라고?

나, 그렇게 가식적이지 못하다. 뭐, 이라부가 매력적이고 애정이 듬뿍가긴 하지만, 당근 간호사 '마유미짱'이 이라부보다 몇 곱절 매력적이다. 비록 맨날 나른한 표정에 귀찮은 듯한 멘트와 피곤한 모습으로 한가히 복도에 앉아 있지만 말이다.

 

책은 다섯가지 단편 소설로 엮어져 있다. 각각의 그 설정도 흥미롭지만, 이라부의 행동과 말투, 상상을 초월하는 사고에 누구라도 정이 안갈 수 없을 것이다. 생각해 보자. 그 무서운 야쿠자 중간보스가 뾰족한 것(이쑤시개, 젓가락 등)만 보면 놀라 자빠져 도무지 일(?)을 할 수 없고, 유명한 서커스단의 곡예사가 날이면 날마다 공중그네에서 미끄러져 아래로 떨어지며,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 매순간 손이 근질근질한 사위, 프로야구 3루수가 1루에 송구를 하지못해 매번 엉뚱한 곳으로 볼을 던져버리고, 유명작가는 자신이 쓰고자 하는 소설의 캐릭터가 예전에 자기가 이미 써먹은 것이 아닌가 매번 헷갈린다. 이들은 모두 이라부에게 찾아와 진료를 받으며 그 엉뚱한 치료를 받게 된다.

 

예측했지만, 시종일관 유쾌하고 즐겁다. 단숨에 읽어버릴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가볍게도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 내면에 아무에게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 무엇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모든 것들을 예리하게 5명의 환자로 둔갑시켜 나타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번 드는 생각은 내가 이 책을 먼저 읽지 않고 <남쪽으로 튀어>를 먼저 읽은 것은 참 잘했다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단순하게 저자 오쿠다 히데오의 유쾌한 문체와 기발한 설정, 그리고 재미난 이야기들만을 머리속에 기억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남쪽으로 튀어>에서 느낀 오쿠다 히데오에 대한 나의 감정은 <공중그네>를 읽으며 머리속에 어떤 플러스 알파를 기대하게끔 만들었다고 할까?

정말 즐거운 소설, 유쾌한 소설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오쿠다 히데오의 두 작품을 통해 절실히 느낀다. 그의 매니아층이 두터운 이유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 권의 책을 덮고 나면 또다른 그의 책을 읽고 싶어지는 충동...나 역시 자연스레 느끼니 말이다.

무엇인가 결론지어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 그냥 심심풀이로, 재밌는 책 한권 피식피식 웃어가며 읽어보고 싶은 이에게...혹은 겉은 가볍지만 그 속의 숨은 뜻을 나름대로 분석해 보고 싶은 이에게 아주 아주 부담없이 추천하고픈 책이다. 그냥 책장을 열고 읽으면 된다. 그리고 즐거움과 유쾌함과 함께 살포시 남은 책장을 덮으면 된다.

 

※ 좋은 책 선물해 주신 분께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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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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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죠..ㅋ 읽을 때도 추천해줄 때도 부담없는 책인거 같아요. 올해 마지막으로 괜찮은 책 읽으셨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9.12.31 23:38 댓글쓰기
    • 아바나

      마지막 책을 느즈막히 알게된 오쿠다 히데오로 장식했죠~ㅎㅎ 살아있는 삶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01.01 00:26
  • 용기이요

    이거 일본에서 10월부터 4분기 에니메이션으로 방영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은 끝났겠죠. 저는 책을 접하기 전에 궁금해서 에니메이션을 먼저 접했는데, 독특한 발상이긴 했는데, 어수선하고 큰 재미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원작하고는 또 다르고 제가 책을 접하지 않았기에 비교는 할수 없지만 그떄의 느낌은 그랬습니다.^^
    2010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그리고 여러가지 작은 행운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 행복 충만한 하루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2010.01.01 19:28 댓글쓰기
    • 아바나

      용기님 반갑습니다. 아, 공중그네가 TV 방영된 모양이군요.^^ 용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0.01.01 19:56
  • 스타블로거

    제가 좋아하는 오쿠다 히데오 책이네요. 정말 다 재미있는것 같아요. 혹시 [남쪽으로 튀어라]안보셨으면 그것도 보셔요. 재미있답니다.

    2010.01.13 13:45 댓글쓰기
    • 아바나

      오랜만입니다...<남쪽으로 튀어>를 먼저 읽고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게 되어 공중그네도 읽게 되었답니다.ㅎ

      2010.01.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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