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무릎 꿇고 주문받던 직원, 백화점 혹은 할인마트에서 필요 이상(?)으로 다가서는 직원, 사실 나는 이러한 과도한 친절에 익숙치 못하며, 오히려 백화점에서 그러한 상황이 벌어지면 더더욱 물건 고르기가 싫어진다. 또한 예전에 젊은 아르바이트생이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는 행위 역시 고객으로서 대우받는다는 느낌보다는 뻘쭘함이 앞섰던 것으로 기억된다.
<서비스가 감동으로 바뀔 때>
이 책은 일본의 외식업체 와타미 그룹의 서비스 정신과 고객만족 경영에 대한 내용으로, 당연히 내가 구입한 것이 아닌 회사 독서통신 교재로 읽게 된 책이다. 위에서 언급한 친절과 서비스, 그리고 고객 만족과 감동에 대한 와타미 그룹의 일화들을 읽다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역으로 과연 진정성은 얼마나 녹아 들어 있을까. 하는 의문도 함께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창업자 와타나베 미키는 100% 그 진정성에 기인한 회사의 성장과 끊임없는 노력이 현재 진행형일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지만, 그 수많은 직원들의 마음 속은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때문에 책 속의 내용처럼 그토록 와타나베 미키는 고객 클레임에 대하여 적극성을 띄고 자발적으로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아닌가 싶다.
<지구상에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라는 제목으로 와타나베 미키는 서문을 시작한다. 그리고 책 속에는 잠시 와타미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는 직원이 단지 와타미가 좋아서 회사를 떠난 후에도 그 기억을 간직하고 그 때의 고객까지 모두 기억하기도 한다. 또한, 와타나베 미키는 진정성이 없는 형식적인 직원의 태도에 가슴 아파하며 왜 그럴까를 탄식하기도 한다. 어느 조직이나 어느 환경에서나 100% 같은 태도와 동일한 현상이 나타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떤 이는 이렇게, 또 어떤 이는 저렇게...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단지, 그 오차를 얼마나 줄이는 것이 관건이며, 그 방향이 올바른 곳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답.
답은 있는 것 같다. 고객 뿐 아니라, 와타미 그룹 직원들의 마음 또한 감동으로 흠뻑 젖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따라서 매뉴얼에 나오는 행동이 아닌,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고객 서비스를 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정답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아주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며 과연 나는 내 조직, 내가 몸담고 일하고 있는 내 회사에 대해 얼마나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가"를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찌보면 10여년 직장생활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곳.이라 생각되기도 하지만, 과연 나는 내 회사를 좋아하는가에 에 대한 물음에는 글쎄올시다~ 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자책한다거나 이러이러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 정말 몇 년 전에 대전 톨게이트를 지나며 그 짧은 몇 십초 동안 정말 친절함에 감동했던 기억이 하나 있다. 통행료를 내고 지나가는 그 짧은 시간이었으나, 그 친절하고 밝은 인사 한마디가 나를 감동시켜서 그 날 저녁 출장 중의 피로함에도 불구하고 모텔방 인터넷을 통해 굳이 한국도로공사 사이트에 들어가 그 분을 찾아 칭찬의 글을 올리고 온 기억이 내게도 있었다. 또 한가지 놀랐던 것은 바로 나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여러 명이었다는 것....
모처럼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때의 기억이 생각난다. 과연 그 분은 진정으로 자신의 일터와 일 자체를 "좋아"했던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