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에, 여차저차 해서 부키 출판사로 부터 10권의 책을 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10권의 책 중의 한 권이 바로 < 쉿! 조용히! >라는 책이다. (벌써 책을 받은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내가 선택한 그 10권의 책 중 가장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 집어든 책이 바로 이것이고, 결론적으로 나는 10권 중 딸랑 1권만 읽은 셈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곳 yes24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대한 자그마한 호기심 내지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뭐, 나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고,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도서관 사서]의 눈으로 바라보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솔직한 기록과 감상으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사실, 책의 홍보문구와 같이 시트콤보다 더 웃긴 요절복통할 도서관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시시콜콜한 이야기의 나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보다는 주인공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의 일상(물론 도서관 내에서의)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함께, 귀차니즘(?)에 빠져있는 도서관 사서들의 형식적인 업무태도에 대한 비판도 함께 스며들어 있는 듯 하다. 어쩌면 조금은 무미건조한 사서로서의 삶(그저 도서관 수칙을 지키며 선 밖을 절대로 나가지 않으려고 하는 보신주의?) 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 속에는 역으로 보다 의미있고, 애정어린 도서관 사서로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역설적인 외침(역시 소심하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볍게, 빨리 읽을 수 있었지만, 내 게으름으로 말미암아 꽤 오랜 시간 품고 다녔던 것 같다. 특별한 감흥이나 깨우침 등등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 잔잔한 일상과 세세한 묘사 하나 하나는 작은 것의 소중함이랄까, 내 삶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하찮은 것들에 대한 중요함이랄까.. 아무튼, 책을 읽으며 나의 일상 또한 함께 비춰보는 기회도 가진 것 같다.
우좌지간 아직 9권의 부키출판사 책이 남아있다. 물론, 부키의 책 말고 사놓고 못 읽은 책, 읽다가 중단된 책 등등 몇 십권들이 책장 속에서 나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는 작년과 같이 책을 부지런히 읽고 있지 못해 스스로를 구박중인데...아무튼 세상의 더 많은 책들과 함께 하며, 폭넓은 모든 것들을 느껴가며 물리적으로는 힘들지언정, 정신적으로 나마 우.아.하게 살아가고 싶구나..
*참, 부키출판사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