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아바나,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세계 최고의 의료진과 의료기술...
게다가 따뜻한 마음으로 제3세계와 의료혜택이 부족한 곳으로의 의료 서비스 나눔..
이상이 내 머리 속에 심어져 있는 쿠바에 대한 인상이다. 맞다. 야구도 빼놓을 수 없지..
11월의 어느 날을 기억한다.
대학로 아뜰리에 아끼에서 송일곤 감독의 사진전에 yes24 이벤트로 초대되어 갔다.
그곳에서는 'Story of a Day'라는 제목으로 쿠바와 인도의 사진을 함께 전시했었다.
사진 전시회도 좋았고, 강재형, 문지애 아나운서의 낭독도 좋았고, gipsy & fish orchestra의 공연은 더더욱 좋았었는데, 이렇게 책까지 보너스로 받을 수 있어서 다시 생각해도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다.
느림의 미학.
쿠바에서의 시간은 다소 느리게 흘러간다는 말에 많은 공감을 받았다. 그러나, 그 곳의 시간이 느린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여유롭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책을 받고 한장 한장 넘기며 사진과 함께 따뜻한 송감독의 이야기를 읽는다. 한장의 사진과 짤막하게 적혀있는 그의 이야기는 역시 편안한 시각과 편안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이는 사진 속에 담아낸 그의 감성이 큰 역할을 했겠지만, 태초에 쿠바인들이 가지고 있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송감독의 마음을 충분히 적시는 동기부여를 했으리라 여겨진다.
문득, 과연 낭만 쿠바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송감독과 이방인들에게는 그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그들의 생활이 낭만적이었을까? 라는 생각 말이다. 그들 역시 풍족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치열하고 고단한 하루 하루 였을런지도 모른다. 혹시 그러한 하루들을 옆에서 우리는 낭만이란 이름으로 철저히 타자화된 시선으로 바라보고 만족하지는 않았는지...지금 내가 책을 보며, 사진을 보며 느끼는 감정들이 이와 똑같은 것은 아닌지... 갑자기 나를 되돌아 보게 만든다.
분명, 멋진 사진들과 따뜻한 사람들의 모습들, 북적대지 않고 번잡스럽지 않은, 여유로운 시간과 모습들은 나로 하여금 평안함을 가져다 주지만,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그들의 실생활, 실제의 고단함을 뒤로 한 채, 만약 나의 평안함과 그 어떤 낭만적 감상을 전제로 한 독서와 사진 감상이었다면 그들에게 많이 많이 미안스러울 것 같다.
책 속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송감독의 '따뜻한 시선'이 좋았고, 사진 속 '빛'이 좋았으며, 무엇보다 주인공 쿠바 '사람들'의 모습이 좋았다.
11월 어느 날 만났던 그 멋진 목소리 만큼....
※ 덧.
에필로그에 적혀있는 Mercedes Sosa의 <Gracias a la vida> 는 그의 말대로 정말 멋졌다.
핍박과 환란 속에서 마침내 피어난 한 송이 꽃의 기적 속에...
Gracias a la vida !!! (삶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