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는 내 애드온에도 등록되어 있는, 또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거나 선물했던 책이다. 더 유명한 <공중그네>를 먼저 읽지 않고 <남쪽으로 튀어>를 통해 오쿠다 히데오를 만나게 된 것을 굉장히 다행스럽게 생각하곤 했는데, 그 책을 정말로 재미있고 의미있게 읽었고, 나중에 <공중그네>를 읽을 때도 작가에 대한 애정을 듬뿍 안고 행간을 읽으려 노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로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또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말에 커다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고, 중간에 불협화음이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워 한 것도 사실이다. 이유야 어쨌든 나는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고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원작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었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내 기대를 100%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의미심장한 주제이면서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내용 전개는 원작과 같이 진행되었으나 역시 영화라는 장르의 한계는 원작의 세밀한 갈등구조나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다.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평가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영화를 본 사람이나, 혹은 볼 계획이 있는 사람은 꼭 먼저 원작을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두 권짜리이지만 정말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재밌고 의미있는 책이니까 ;많은 시간 들이지 않고 후딱 헤치울 수 있고, 그리고 나서 영화를 본다면 더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