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적당한 음식이 좋다.
누구든 그럴 것이다.
어렸을 때는 외할머니의 음식
결혼 전까지는 친정 엄마의 음식
맛깔스럽고 영양도 좋은 하루 두끼 혹은 세끼의 식단
주어진, 차려진 밥상에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 없이 맛있게 먹었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를 외치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음식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아마
아이를 임신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부터 일거다.
첫 아이 때는 좋아하던 커피도 끊고,
식단도 저염식과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둘째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과하지 않게 먹자는 주의로 변했다.
내가 맛있게 먹고, 행복한 기분과 몸 속 상태면 아이도 좋을거란 생각에서다.
그러나
첫째와 달리
태어날지 며칠 후부터 얼굴을 시작해 온 몸에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는 두찌를 보며
많은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내가 뭔가 잘 못 먹어서, 잘 못 조치해서 아이가 이리 된 것일까?’라는 생각에
아이에게 미안했고, 남편 앞에서도 죄 지은 사람 마냥 움츠러들었다.
국내 아토피의 권위자인 모 병원 교수님의 진료를
1년 이상 기다린 후, 아이를 데리고 가 진찰했고,
진료 내용대로 아이의 청결과 위생, 식단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아이의 피부 상태와 음식에 대한 반응은 여전했다.
진물 가득한 피부.
병원에 갈 때마다 뽑아야 하는 혈액.
아이를 위한 것이지만
아이를 괴롭히는 일인 것 같고
의시라고 모든 환자들의 증상을 꿰뚫고 낳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병원보다는
공원과 산으로 유모차를 끌고 나갔다.
조금 지저분해져도 좋다.
흙도 만지고, 풀과 나무의 감촉도 느끼고,
산책 중이던 애완동물들과 가벼운 터치도 하게끔 했다.
아이도 즐겁고, 나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음식도 조율하기 시작했다.
일단 아이의 알러지 군을 보고, 심각한 음식물을 제외하곤
알러지 반응을 내지 않는 다른 음식들 사이사이에
소량을 제공했다.
알러지 반응을 여전히 일으키는 것도 있고,
괜찮은 음식도 있었다.
단순히 아이에게 면역력이 생겼고,
아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의 몸과 처음으로 마주하고, 대화를 나눈 경험이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엄마인 내가 아이를 들여다 본 첫걸음이었다.
★
이번에는 남편과 나의 차례인거 같다.
두 아이들은 유아였고
다양한 재료로 간을 하지만,
성인에게는 심심한 그리고 저염식 식단이 매일이었다.
유아식을 엄마 아빠도 같이 섭취했다.
어느새
나도 남편도
뭔가 속이 부실한 느낌이었고
그것은 손톱, 피부, 머리카락 그리고 몸 상태로 나타났다.
어떤 날은 당이 떨어진 느낌으로 사탕 한 주먹
어떤 날은 고기가 당겼고
어떤 날은 아이들이 자는 틈에 냉장고 열고 먹을거리를 찾는
남편과 나를 발견했다.
자꾸 ‘허하다’라는 느낌을 이야기하는 남편을 보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부랴부랴 주민자치센터의 요리교실을 다니고,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다.
다행히 이 때는 아이들이 조금 커서
유아식보다는 간을 더 해도 되겠다는 생각했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고
유아식과 성인식의 교집합을 찾은 식단으로
밥상을 준비했다.
그러면서 음식의 맛을 살리는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 등의 재료들의 중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
가족 모두
몸도 마음도 즐겁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는 시기에 만난 책
<짠맛의 힘>이다.
단짠 단짠
어릴 적엔 설탕을 좋아하고
친구 덕에 알게 된 공정무역의 마스코바도 설명을 좋아했던 나
.
바다 속에 가라앉은 마법의 맷돌
계속해서 소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전설 속 소금 맷돌
성경에도 나오는 빛과 소금
듀엣가수의 이름이었던 빛과 소금
나이가 들면서
소금에 눈이 가기 시작 했다.
집에는 죽염, 함초 소금 등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가 지방에서 공수해주신
귀한 소금들이 주방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다 필요한 재료들인데
아주 짤 경우만 아니면 먹어도 되지 않을까?
강약중간약처럼 정도만 조절하면 몸도 마음도 즐겁지 않을까?
라는 나의 가설에 힘을 실어 준 책 <짠 맛의 힘>.
빛과 소금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되는 말이었다.
물과 함께 중요한 요소인 소금.
혈액을 흐르게 하고,
노폐물이 쌓이지 않고 몸 밖으로 내보내는 소금.
소회액을 만들고, 영양분을 몸 이것저곳에 전달하는 소금.
그냥 입만 즐겁게 하는 재료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우리와 함께한 소금의 역사와 어원을 얘기해 주고,
소금을 이용해 몸을 회복시킨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에니어그램처럼
맛에도 원리가 있고, 다양한 재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서로 과하거나 부족할 때
몸의 균형을 위해 몸이 반응한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나의 몸과 마주한다는 것
나의 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알려준 책이다.
내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 때는
내 몸에 집중해야할 때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소금이 알려준 소중한 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