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한강성심병원 화상병동에 입원해 계신적이 있었습니다.
어렸을때 잿물에 덴 다리의 상처가 50여년 정도 지나니 조직변화가 생겨 암으로 발전가능성이 있어서 조직을 긁어내고 피부이식수술을 받으셨습니다.
허벅지에서 생살을 떼어내서 흉터자리에 이식수술을하고 일주일간 움직이면 안된다고 꼼짝없이 누워있는게 더 고통이라던 엄마를 간병하다 오가는 화상환자들을 만날라 치면 무섭고 불쌍하고 여러감정이 드는게 사실이었습니다.
엄마는 평생 다리의 화상 흉터때문에 짧은 치마를 입어본 적이 없으십니다. 이식수술을 하면 정상적으로 될까 기대하였으나 빨갛게 도드라져 보이는 흉터는 여전히 타인의 눈에 보이고 싶지 않은 엄마만의 비밀로 남아있습니다.
<다시, 새롭게 지선아 사랑해>
'나의 잘못은 전혀 없는데 왜 내가 이런 고통가운데 빠져야 했을까?'
충분히 그런 고뇌와 불평과 한탄이 나올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만취 운전자의 사고로 자동차가 불에 타 전신 55% 부위에 3도 화상을 입고 20대 초반의 나이에 얼굴과 손가락을 잃어버렸으니 하나님을 원망하는게 맞습니다.
본인이 죄를 지어서 벌을 받는 거라고 한다면 도저히 이렇게 힘든 고난을 주실수 없을꺼라며 9년동안 30여차례의 수술을 견뎌야 했던 지선씨는 그 고난의 의미를 찾아갑니다.
2003년에 나온 <지선아 사랑해>를 충격과 눈물 가운데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 그녀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녀는 더 밝게 더 힘차게 그녀의 소명을 따라 덤으로 얻은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고난의 시간들이 그 당시에는 해석하기 어렵고 억울한 일이었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을 통하여 되돌아 보았을 때 고통속에서 그녀의 삶을 새롭게 감독하신 하나님을 알아가게 됩니다.
그녀의 아픔과 그것을 이겨내는 용기있는 모습을 보며 아픔과 고통가운데 있는 많은 이웃들이 새로운 힘을 얻고 위로를 받습니다.
재활상담과 사회복지를 공부하기 위해 혼자 미국에 유학을 가서 공부 중에 있다는 소식에 많은 놀라움과 격려의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이지선, 보통 사람이 아니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며 살아갈수 있구나.
겉모습은 어떨지 몰라도 속사람은 참으로 단단하게 영글었구나.
정말 멋진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이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의외로 그렇게 살아가는게 어려운 사람들이 주위에 많이 있습니다.
또 그것을 감사하며 살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던 진피가 모두 녹아버린 얼굴에 새살이 돋아나는 기적을 보며, 그 기적을 만들어 낸 그녀의 가족의 아름다운 습관을 유심히 살펴보니 그건 불평밖에 나올 수 없는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맘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하루 한가지씩 감사의 제목들을 생각하고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고백하였더니 기적처럼 이루어졌다는 말에 큰 도전을 받습니다.
엄마의 수술은 오래된 흉이었기에 병원측에서는 아주 손쉬운 수술이었지만 전신마취를 해야했고 한달가량을 아이처럼 돌봐드려야 했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남들은 평생 한번 있을까 말까한 큰수술을 지선씨는 30여 차례나 한 것입니다. 그 고통의 크기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크기이기에 그녀와 그녀 가족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유머러스함과 아주 작은 일에라도 감사의 제목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기적이 일어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10년후 그녀의 겉모습이 얼마나 변화될지 알 지 못하지만, 그녀의 영향력과 사랑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드리워 질것임을 확신합니다. 언젠가 한 번 만날 수 있다면 나보다 어리지만 나보다 더 큰 사람이라고 격려하며 크게 한번 안아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