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마법사다.
특별하지 않은 단어와 소재로 신비로운 메세지와 느낌을 만들어낸다.
시인의 시야를 배우고 싶다.
시인의 그 마법의 비밀을 배우고 싶게 만든다.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시인들의 시를 보자니, 나는 왜 나이를 먹어 상투적이 되었는지 후회하게 된다.
물위에 떠 있는 오리를 보며, 허만하시인은 [오리는 순간을 기다린다]를 지었다.
"한 번의 폭발을 위하여 화약가루가 머금고 있는 적막한 기다림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오리"라고 표현하다니..
윤재철 시인의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죽을 때도 그러자 화장실 간 것 처럼 슬그머니.." 그렇게 죽음에 초연하게 대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박형권 시인의 [털 난 꼬막]
"니 털 난 꼬막으로 나왔다고 다 니 새끼냐..."라는 해학이 묻힌 자연산 글에 웃음과 슬픔이 동시에 서려 있는 시..
박서영 시인의 [업어준다는 것]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쿵쿵거리는 그의 심장에 등줄기가 청진기처럼 닿는다는 것"이라는 이쁜 표현..
진짜 등줄기가 그녀의 심장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안주철 시인의 [밥 먹는 풍경]에서는
시끌벅적한 옛 동네의 구멍가게의 정겨운 모습이 떠오른다. 마치 가게갔을때 주인아주머니가 상을 차려놓고 자식들과 밥먹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이종문 시인의 [효자가 될라 카머]
"그래도 확 만져뿌라, 그라머 효자된다"라는 표현은 옛것과 시골의 것, 친근함이 어우러져 있는 멋진 시다.
"겸허하게 마음을 열고 그 앞에 서면 시는 자신의 모든 것을 우리에게 하소연해 온다"라는 시를 대하는 자세를 갖추지 못한채 시를 읽었는지 모르겠다. 시의 마법에 어떤 속임수를 썼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마법에 온전히 취하여야 그 시를 온전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시인이 신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