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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불평등

[도서] 재난 불평등

존 머터 저/장상미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우리는 코로나 19를 통해 재난은 모두에게 같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코로나 19는 처음에 모두에게 동일하게 찾아온 재난이었다. 갑자기 감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일제히 멈췄고, 모두가 코로나를 두려워했다. 여기까진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은 약자들에게 훨씬 가혹했다. 

 

모든 것이 일시정지하자,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빈곤층은 갑자기 생계 유지가 어려워졌다. 또한 이들은 집에서 머물러야 했기에 좁고, 답답하고, 푹푹찌는 단칸방에서 버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이들이 숨이라도 돌리려 밖으로 나가면 왜 나갔느냐고 손가락질 당할 수밖에 없었다. 
불평등한 사회 진출 현실로 남편에 비해 경제력과 경쟁력 모두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커리어는 쉽게 단절됐다. 게다가 가정폭력은 증가했다. 가정폭력의 희생자는 대개 가정의 약자다. 여성, 아이들 말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진행되던 프로그램은 코로나 19 위험을 이유로 중단됐다. 학교가 일시정지하면서, 사교육을 받을 경제적 여력이 없는 가정의 아이들의 학력은 추락했다. 발달장애인들은 복지관에 다닐 수 없었고 오랜 기간 애써서 쌓아온 이들의 교육은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코로나 19로 병원의 역량이 한계치에 도달하자, 투석이나 항암이 필요해 늘 병원을 다녀야 하는 아픈 사람들은 의료 사각지대에서 죽어가기도 했다. 
지난 삼년 간 처절히 경험한 바, 코로나 19라는 재난은 불평등했다. 당장 떠오르는 일들만 해도 이렇게 많다.

 

재난은 그 사회가 품고 있는 불평등을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재난은 결코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오지 않는다. 지적,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계층에 따라서, 재난은 완전히 다른 강도로 찾아온다. 부당한 현실이지만 그렇다. 재난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게 찾아오며, 이를 회복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인간이 이 지구상에서 이토록 성공적인 종으로서 한때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협동과 공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난이라는 위기가 찾아왔을 때, 시야가 좁아지고 당장 내 것만 눈에 보이는 것은 어쩌면 생명체로서 가장 본능적인 모습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난이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가 무엇이었는지 외면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약자에게 공감하며 함께 나아가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성공적으로 생존해 온 검증된 방법이라고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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