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신경과학자이자 내과 의사 및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심신의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행복과 건강 사이의 문제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른바 행복을 추구하는 의미 지향적인 삶의 태도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결정적인 것은 누군가가 좋은 또는 나쁜 유전자를 물려 받았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개별 인간의 삶 속에서 유전자의 활동이 어떻게 조절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인다. 예를 들어, 의미 지향적이고 사회 친화적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심근 경색, 뇌졸중, 암 및 치매와 같은 질환을 유발하는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와는 반대로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위험 유전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면서 말이다. 결국 의미 지향적인 삶의 태도가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두뇌에도 신경생물학적인 지문을 남긴다고 말한다. 인간의 몸이란 자신이 겪은 사회적 경험에 대해 생물학적 변화로 반응할 수 있다는 관점에 따르자면 고독, 사회적 고립, 인간 사이의 갈등, 그 외 다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스트레스 유전자 활성화로 이어지고 그 사람의 건강을 헤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삶과 자신의 주변 사람을 대하는 내면의 기본 태도가 유전자 활동에 영향을 주고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전반부 주장이다. 인간을 불안하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모든 것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으며, 우리가 좋은 삶을 성공적으로 꾸려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위기와 불공평, 부정적 감정과 갈등을 잘 다루는지, 모든 새로운 상황에서 해결책을 잘 찾아내는지, 그때마다 모든 구성원들이 불안 및 스트레스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을 확장하여 이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는 유전자가 도덕성을 만들지 않지만 선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을 향한 애정에 대해 우리 몸은 건강에 유익한 활동 패턴으로 화답하기 때문이라면서 말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선한 일을 행하는 인류 고유의 인간성은 우리 몸을 만성 염증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유전자 패턴을 활성화시키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다면서 우리의 유전자는 결코 이기적이지 않다고 항변한다. 결국 인간의 행동 양식이 가능한 한 지속적으로 선에 해당되는 범위 안에서 유지되려면 내적인 지지를 비롯해 외적, 사회 정치적인 기본 조건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공감적인 행위와 인간 본연의 인간성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그러한 사회적 조건들이 어떤 것인지 다양한 이야기들과 사례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사회적 소외는 인간에게 신체적 고통이 가해질 때 활성화되는 신경망을 활성화시키며 마음의 상처나 모욕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으면 이로 인해 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사회적 소외는 심리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 차원에서도 일어난다면서 절대적 빈곤 뿐만 아니라 상대적 빈곤도 문제라고 언급한다. 그 밖에도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려면 세심함, 직감, 적당한 순간과 적절한 정도를 아는 육감이 필요하다던지, 아이들의 공감 발달을 촉진시키기 위해 훈육과 체벌이 아닌 놀이나 책 읽기가 권장되어야 하며,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고, 자연을 향한 공감적 태도와 함께 문화적 산물을 물리적으로 공동 경험하는 것이 인간 사이의 연대를 확장 시킨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우리 내면의 인지적 건강과 가장 깊게 연결되어 있는 세계는 바로 우리가 맺는 인간관계라면서 이게 무너지면 치매나 우울증 등 병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잘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