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2051년 12월 25일, 내 생일이자 나의 절멸 예정일이다. 정확하게 81년을 살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아니지 요즘 세상엔 매장이 없으니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문자 그대로 사어가 되었다. 심장이 멎으면 승화원에서 원자 단위로 분해되고 나의 일생은 국가 기록원에 데이터로 남을 것이다. 내 가족들은 아마도 내 기일에 나를 추모하며 내 일생을 찬찬히 들여다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동안 남겨왔던 기록들과 했던 일들이 모두 남아 있으니 어설픈 자서전보다도 나를 잘 이해하게 되겠지.
사망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