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인권운동을 굉장히 오랫동안 꾸준히 해오고 있는 내 나이 또래의 여성분이시다. 속물의 결정체라 할만한 나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오신 분이고 그런 숭고하다 싶은 활동의 한편으로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너무도 사랑하는 나와 비슷한 취향도 가지고 계시다.
어느날 갑자기.. 이러다가 죽겠구나 싶어서 병원을 찾아가고 이후로.. 평생 언감생심 꿈도 못꿀 피티를 1년 하고도 6개월 넘게 받고 계신다고 한다. 살이 쏙 빠져서 복근을 자랑할만한 모델 몸매가 된것도 아닌데 읽는 내내 사람을 근질근질하게 만드는 뭐가 있다. 이 책에.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편히 살아도 힘들다. 그런데.. 먹고 마시고 몸을 돌보지 않은 끝에 아프기까지 하면 얼마나 미치고 팔짝 뛰게 힘들 것인가?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든 중년 후반 노년 초반의 작가가 피티를 하게 되고.. 개같이 구르다가 이런 저런 운동에 눈뜬 이야기가 이 책에 생생하다.
읽고 나면 이런 저런 명언이라던가.. 삶을 진솔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내뱉을 수 있는 그런 깨달음의 문장들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들기도 하지만 결국 책장을 덮으면서 느낀 건 딱 두가지. 운동하고 싶다. 글 쓰고 싶다. 식스팩을 새겨서 남들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고.. 그냥 아이들 더 클때까지 밥벌이라도 하려면 운동해야겠구나. 내가 좋아하는 운동.. 오래 한 것도 아니지만 피트니스 2년도 안하고 책 쓴 사람도 있는데.. 나도 스쿼시를 주제로 책 한권 써보고 싶다. 그런 두가지 욕망만 또렷했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피티를 받으려고 해도 돈이 들고 헬스클럽을 다니려고 해도 돈이 든다. 그래도 올 해가 가기전에.. 뭐든 시작해 보자. 이렇게 동기 부여를 받았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