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엔 핼러윈에 대해 언급하고 있진 않지만, 핼러윈이 미국에서 전래되었다는 사전적 배경과 기사를 통해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에 대한 애도를 표하면서...
1845년부터 1852년까지 계속된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인해 미국에 정착하게 된 아일랜드인은 전체 이민자 중 5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유럽에서 이주해 온 이민자들을 통해 미국에 퍼진 핼러윈은 이제 한국에서도 익숙한 축제이다. 꼬마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부터 젊은 세대들이 즐기는 축제가 후진국 안전사고란 오명을 쓰고 해외에 토픽으로 선정된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수 없다.
저자인 김봉중 교수는 <벌거벗은 세계사> 강의를 통해 낯익은데, 이번 <30개 도시로 읽는 미국사>를 통해 미국의 역사를 알 수 있었다. 많은 도시들 중에 30개를 지역별로 배분해 추려내기가 쉽지 않았음을 프롤로그에서 밝히고 있다. 참고로 다산초당 출판사에서는 시리즈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와 <30개 도시로 읽는 일본사>도 펴냈다.
미합중국이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은 50개의 주와 워싱턴 D.C. 라는 독립 행정 구역을 포함한 연방국가이다. 국기에는 각 주를 반영해 별이 50개가 있으며, 오른쪽 세로의 13개 줄은 모태가 되는 13개 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지역마다 역사와 문화가 다양한 각 주에서 지역적 균형과 지리적이고 통상적인 의미를 고려해 30개 도시를 선정했다. 30개 도시는 북동부, 남동부, 중서부, 중남부, 극서부, 기타 지역으로 나누었다.
이 도시들 중 우리에게 익숙한 뉴욕이나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로스엔젤레스도 있지만 프로비던스, 윌리엄스버그, 찰스턴, 루이빌, 래피드시티 등 처음 듣는 도시들도 있었다.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는 미국 최초의 침례교회를 설립했고, 로저 윌리엄스의 정신은 정교분리 원칙에 근거하는 미국의 헌법과 미합중국의 건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아메리카 식민지에서 종교 자유의 메카가 된 로드아일랜드는 유대인과 흑인에게도 관대했다. 이는 노예해방 운동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다. 미합중국의 모태가 되는 13개 식민지 중 하나인 로드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선언문을 공표하기도 전에 단독으로 독립을 선포한 사례가 있다.
버지니아주의 윌리엄스버그는 우리에게 익숙한 포카혼타스가 있던 지역이었다. 존 롤프와 결혼한 포우아탄 원주민 추장의 딸인 포카혼타스는 기독교도가 되어 세례를 받고 레베카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결혼 후, 런던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많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의 아들은 많은 후손을 보았고 혈통을 이어나가 정치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존 D. 록펠러 주니어의 도움으로 재탄생한 윌리엄스버그는 현재 식민지 시대의 의상을 입고 관광객을 맞이하며 살아있는 박물관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루이빌은 켄터키주의 대표적인 도시이다. 서부 개척의 역사와 함께 반카톨릭 운동으로 '피의 월요일'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남북전쟁으로 내분이 일어나기도 했다. 루이빌이 유명해지게 된 건 1930년 할랜드 샌더스가 프라이드 치킨을 팔면서 KFC로 이름을 붙여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프라이드 치킨이 오랫동안 흑인 노예들의 소울푸드였는데 남북전쟁 이후 백인들이 먹으면서 대표적인 남부 음식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사우스다코타주의 래피드시티는 검은 언덕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피의 역사가 된다. 미국 정부가 1868년 수족 계통의 라코타 부족의 근거지를 '파인 리지 인디언 보호 구역'으로 지정해서 백인들의 침탈로부터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금이 발견되면서 1876년부터 2년간 '위대한 수족의 전쟁'이 일어나 인디언들은 결사 항쟁한다. 이후 운디드니 학살로 인디언들이 많이 죽었다. 마운트 러시모어 국립 기념 공원엔 4명의 역대 대통령이 있는 반면에, 인디언 족을 승리로 이끌었던 '미친 말'의 기념비도 세워졌다고 한다. 이후에도 정부 기관과 이들 부족의 대치가 계속되어 사망사고가 있다고 한다. '파인 리지 보호 구역' 에서 가장 실업자가 많고 유아사망률과 자살률이 높다고 하는데 인디언 사회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여러 도시들 중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들을 살펴봤다. 미국사다 보니 여러 주를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인들이 대기근과 종교 탄압으로 많이 건너와 개척으로 식민지를 삼고, 인디언들과 충돌을 거치면서 미국은 성장해나갔다. 외부의 침략은 없지만 그들 내부가 연방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많은 피를 흘린 것만은 사실이기에 미국사 역시 피의 역사로 이루어진 것임을 기억해야겠다.
덧붙여 '아메리칸 드림'이란 부푼 꿈으로 이민을 가지만, 살기가 녹록치만은 않다. 세계 1위의 경제대국과 경찰대국이라고 칭송받지만 마약과 인종차별, 총기난사 사건 등으로도 얼룩진 미국. 우리나라와도 깊은 우방으로 관계 맺고 있지만, 언제나 정부와 정책에 따라 자국 중심주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ps. 오타와 단어 및 문맥이 일치 않는 부분이 몇 군데 발견되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