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그녀가
강원도와 경기도 사이 한적한 산중턱에
땅을 구하고 집을 지어 혼자 밭농사도 하며 경험하고 느꼈던 일상을 담은 #산문집 이다. 이 책이 마음에 닿은 이유는 아마도 내 안에 전원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보다.
그녀는 ''조용한 삶, 부대끼지 않는 삶, 그리고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욕망''을 따라 낯선 것이 가득한 그 곳에 용감하게 홀로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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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61
뭔가를 새로 경험한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던 것을 만난다는 뜻이다. 처음엔 어렵다. 그래서 당황한다. 하지만 겪고 나면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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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삶의 공간과 내면을 조금씩 다듬어 일구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매우 초록''은 그녀가 사는 공간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읽고나니 책에 담긴 그녀의 시간에 더욱 그러하다.
그녀의 그림 중 고양이 그림들이 멋지다. 애정이 듬뿍 담겨서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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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46
서향의 일몰보다는 동향의 일출을 고르겠다. 석양은 오래도록 실내를 따스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개와 늑대사이의 시간의 쓸쓸함을 즐기지 못하는 편이다.
p. 295
어쩌면 우리는 권태를 좇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권태롭다고 느낀다면 행복하다고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때 눈을 돌려 다른 곳을 응시하기만 할 수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