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길가에서 흔히 만나는 #들풀 들에게서 받은 위로를 엮은 #에세이 이다.
불혹인 줄 알았는데, 괜찮지가 않은 #마흔이다.
이십 대처럼
다시 위태로워지고,
다시 흔들리고,
그동안 뭘 많이 한 거 같은데 남은 건 없는 기분이 드는 마흔에
복잡한 서울을 떠나 새로 정착한 가평에서,
동생이 있는 제주에서
산책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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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45
나는 더 자주 많이 걷기로 했다. 아니 아예 산책가가 되기로 했다. 산책을 직업으로 삼는 데 이력은 필요하지 않았다. 까다로운 면접도 없었다. 걸을 의지와 조급하지 않은 마음, 작은 것을 세심히 들여다보는 관심만 있으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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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쑥부쟁이, 고마리, 개망초, 민들레, 담쟁이, 강아지풀, 꽃마리, 꽃다지, 질경이, 쇠뜨기...
한적한 산책길에 흔히 볼 수 있지만 그냥 지나치기 쉬운 소박한 들꽃과 들풀들.
자세히 보면 너 원래 이렇게도 이뻤냐싶다.
척박한 길가에 뿌리내리고 어여삐 자라는 초록들을 보며 우리네 삶도 들여다본다.
글 사이사이의 들꽃 사진에 마음이 따스해지는 시선이 머물게 되고, 잔잔한 글들 속의 공감과 깨달음을 주는 아름다운 구절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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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1
활짝 꽃핀 쑥부쟁이를 볼 때마다 그 생각을 했었다.
쟤들은 꼭 웃으며 인사하는 것 같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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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부쟁이를 지나칠 때 눈인사 한번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