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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입니다

[eBook] 김지은입니다

김지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누군가에게 '이 책 한번 읽어봐'라는 식의 권유를 대체로 안하는 편이라 생각한다. 가끔씩 이야기 중에 떠오르는 책을 소개하는 경우들은 있지만 말이다. 이 때문에 간혹, 아내가 재밌게 읽었다고 하는 책에 내가 손을 대지 않는 경우, 아내가 좀 서운해 하는 경우가 있다. 공감, 공유에 냉랭하다는 불만이다.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보라는 권유를 들을 때, 약간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미안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단지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내 나름의 선택에 의한 책읽기를 하는 다소 편협한 내 버릇때문에 그런것인데 말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아내의 권유에 응할 수 있는 조건에 맞았다. 처음부터 관심이 아주 많았던 것은 아니었기에, 반복되는 것 같은 내용이나 저자가 힘들게 써내려간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던 과정의 자기 심리 설명 부분은 살짝 가볍게 넘어가기도 했지만, 저자가 어떻게 싸웠었고 적들은 어떻게 공격을 했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에 손에 잡았고, 꼬박 몇 시간에 걸쳐 단숨에 이 책을 읽고나서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쨌거나 현재 우리 사회의 상황은 분명 그 이전보다 개선이 된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상식과 기대에 여전히 못미치는 전근대적인 행태들에 여러번 좌절하게 된다. 무엇보다 민주주의와 정의를 내걸고 벌어지는 무수히 많은 관행적이고 기형적인 행태들에 기가 차다. 내가 또한 남자이기에, 당연히 이 사안을 좀 더 가볍게 여기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되더라. 그간 대충 파악했던 근거로, 도대체 저자가 왜 저런 특수한 정치집단에, 그것도 코어그룹에 물리적으로 저처럼 가까운 위치에 있을 수 있었는지가 석연치 않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을 설명한 저자의 글을 읽고나서, 이 사회의 핵심 권력층은 어쩌면 저자와 같이 어정쩡한 출신(!)의 개인들을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외곽에 배치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너서클 출신도 아니고, 제도적으로 안정적인 공채출신 공무원도 아닌, 그 무수히 많은 계약직 지식노동자들의 풀을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의 불안한 지위를 이용해서 자신들을 위한 총알받이에 사용하기도 하고, 충성경쟁을 통해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자기편을 양성하는게 아닌가 싶다. 이런 행태는 모든 정치그룹에 유사하다고 알고는 있지만, 소위 진보임을 자처하는 이들은(중도 좌파이건 어쨌건) 그래서는 안되는 법인데 말이다. 토대없는 이미지만 남은 그들의 허위의식이 날것으로 들어나고 있다. 


그런 구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는 사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권력자의 범죄를 옹호하려고 애를 써왔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를 드러내 준 저자의 용기에 감사를 보낸다. 그리고 살아주었음에 경의를 보낸다. 저자가 바랬던 바는 아니었을 수 있겠으나, 지금 시대에 여전히 만연한 성폭력 관행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된 현실을 가능한 긍정적인 에너지로 계속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더 큰 일은 안하셔도 좋다. 계속 살아남아 정상적인 삶을 유지함으로 써 이 사회에 힘을 보태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에서 드러난 범죄가 아니더라도 안희정이란 사람을 신뢰하지는 않았지만, 1차 그리고 2차 가해에 참여했던 많은 이들은, 그들이 최소한 정상적인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가고자 한다면, 이 책에서 던져진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진실된 답을 하고, 또한 사과를 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슬프게도 이런 요구는 오거돈이나 박원순 등의 정치인/그 그룹에 속해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그들에게 이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원하면 선물해줄 의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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