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또 한 해.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이 무뎌진다는 생각이 든다. 느낌,이 아니라 생각, 이다. 나 자신의 말과 행동, 또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떠오르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돌아보면서 아. 내가 많이 무뎌졌구나. 판단하는 거다.무뎌진다는 게 덜 예민해짐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에는 더욱 민감해지고, 나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에는 덜 반응하게 되는 것. 감정이 무뎌진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최은영 작가의 첫 소설집을 읽었을 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럭저럭 무뎌졌던 내 마음이 와르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