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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도서] 당신이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정아은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정아은 작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도서의 제목에 혹해서 읽었던 이 책은, 숨은 일은 하면서도 세상의 일부 사람들에게 존재를 부정당할 때도 있는 '주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부는 하면 보이지 않지만, 막상 하지 않으면 무척 티가 나 버리는 신기한 ''을 한다. 

 


 

 

그런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속편해보이는 '노는' 위치의 사람이 되고 생각없는 사람들의 막말이 부정적 독이 되어 쌓여도, 아이가 생겨 육아와 집안일이 걱정되어 집에 있는 엄마가 되어버린 자신을 잊은 채 가족에게 헌신하고도 '노는 사람'으로 간주되어 버리는 신기한 위치의 '주부'라는 외딴섬.

 

저자는 임신으로 인해 괴로운 마음으로 퇴사를 결정하여 주부가 된 후, '집에서 놀고 있냐?'는 생각 없는 친구의 물음을 듣게 되고 각종 친지들 사이에서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편하게 먹고 노는' 사람이라는 취급을 당한다. 편협한 고정관념과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음의 언어가 인간을 얼마나 혼란스럽고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하는지 알게 되는 부분이다. 안타까운 것은 자신도 전업주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는 사람과 이미 전업주부면서 불만스러웠던 인생을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는 사람, 밖에서 일한다며 고루한 삶을 고고한 삶으로 포장해버리는 사람들이다. 

 

가볍지 않은 주제임에도 그녀의 필력에 빨려들어 정말 다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함에 쉽게 읽었지만,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점도 있었다. 이렇게 굳이 '주부'라고 묶음을 만들어 깎아내리는 사람이 있단 말인가? (생각해 보면 주변에 그런 사람도 없고, 전업주부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자신의 삶에서 마주치게 된 문제를 그냥 지나치지 않은 저자의 자세가 멋지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일을 문제라고 인식하고 책을 통해 (그것도 흡입력 강한 매력적인 필력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낸 '행동하는 정신력'에 무한한 존경이 생겼기 때문이랄까?

 

또한, 전업주부를 포함한 노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차별과 폄하의 시선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잠그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집안에서 일해 주는 가족이 있어 따뜻한 밥 먹고, 깨끗한 옷 입고 출근할 수 있고, 그렇게 제공되는 삶의 기본도 밖에서 일하는 가족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것인데, 한쪽은 일 같지도 않게 무시를 당하는 것이 참으로 묘한 일이다. 내가 채울 수 없는 부분을 누군가의 사랑과 배려로 받는 것인데 말이다. 내게 별일 아닌 것이 다른 이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수단일 수 있고, 그 일을 미리 해 놓은 사람들로 인해 내가 누리고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도서는 열 다섯 권의 책을 통해 '전업주부'의 삶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그 속에서 좁은 생각으로 세상을 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 다름과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그 책 중에는 고정관념으로 넓게 보지 못하는 사람의 책도 있어 씁쓸하게 하고, 처음부터 답답한 이론이라 논하기 꺼려지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시대착오적 발상을 통해 새로움을 알아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저자 역시 자신의 바뀐 삶으로 인해 만나는 집단이 달라지고 생각의 변화로 인해 그들을 대하는 면역력도 생긴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도서는 전업주부의 권리만을 내세우지 않는다. 삶에 대한 지분을 남녀가 합심하여 고르게 재분배하여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정의를 제시하며 현재를 생각해 보게 한다. 전업주부에서 시작된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인간의 삶의 의미와 가치, 그 이상의 이야기와 함께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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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Joy

    '하면 보이지 않지만, 막상 하지않으면 티가 나는 신기한'일이라는 표현에 공감합니다.
    엄마가 며칠이라도 안계시면 얼마나 그 빈자리가 컸었는지, 정말 하나, 하나 엄마가 챙기신 일들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새삼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그렇게 하고 또 잊어버린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요 --;
    어릴적에는 그 '신기한 일'을 잘 이해하지 못했기에 지금 생각하면 엄마에게 너무 죄송할 뿐이예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번 설에 엄마한테 예전에 못한 애교를..부리겠다고 쓰려다보니..음..할 수 있을까요? ^^;

    2021.02.11 08:38 댓글쓰기
    • Yiangtal

      음~ 해야죠~ 애교를 힘내 보세요. ㅎㅎ
      저도 엄마를 많이 생각했는데 워킹맘이시기도 해서 정말 가정과 회사의 양립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도서가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하나라도 깨닫게 되면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2021.02.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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