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예술이다.
요즘 많은 사람이 글을 쓴다. 공개이거나 비공개이거나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이렇게 관심이 많던 시대도 드물지 않나 싶다. 글쓰기에 자신이 없거나, 관계없다고 생각되어도 우린 평생 무언가를 끄적이며 산다. 그리하여 평가되지 않더라도, 제대로, 정확히,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글쓰기에 관한 도서가 출간되면 지나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25년간 작가로 살아온 저자는 이 도서를 통해 글 쓰는 법을 알려주는 동시에 시대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글을 분석하여 글쓰기의 원칙을 알려준다. 한 챕터의 소제목을 따라 읽다 보면 강의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든다. 제대로 된 원칙을 설명하고자 하는 도서이다 보니 무언가 배우고 있다는 설렘과 동시에 자칫 자신의 무지함에 좌절하여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는 양면성이 있는 도서다.
도서는 한 가지의 글쓰기 원칙을 제시한 후, 개념을 설명한다. 원칙을 분석하며 다양한 매체에서 글을 쓴 사람들이 그 원칙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그 '어떻게'를 설명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 후 내용을 정리하며 글쓰기를 배우는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이 직접 원칙을 적용하는 것을 도우며 살피는 역할도 한다.
생각을 이야기를 통해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단계가 마치 수업하는 기분이 드는 것은 작가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글쓰기 스튜디오 '스토리 27'의 설립자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도서 역시 27개의 원칙으로 구성된 것은 우연이 아니란 생각도 해 본다.
한 가지 원칙마다 유명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그 유명한 이야기는 도서, 영화 등의 컨텐츠가 이에 해당한다. 앞서 말한 원칙은 플롯, 등장인물, 배경, 대화, 주제에 관한 것이다. 해당 주제마다 소개되는 것이 미리 알고 있는 이야기면 도서의 내용(일명 강의)을 분석하는데 수월해지므로 책을 읽거나 해당 컨텐츠를 미리 예습하는 것이 제대로 된 원칙을 배우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무척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단, 햄릿의 내용이 가물가물하여 읽어보는 것은 수월하겠지만, 브레이킹 배드처럼 시즌 5가 넘어간 드라마라면 봐야 하는 양도 상당하지만, 내용이 내 취향이 아닐 수 있어 난감해진다. 그렇더라도 줄거리를 알고 있는 것이 심화 분석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저자에 따르면 이 도서의 활용법은 자유라는데 (가끔 자신의 도서를 출간하고 도서의 활용법을 설명하는 저자가 더러 있는데 재미있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고전적인 글쓰기를 원한다면 발단-전개-결말로 사건을 전개하는 것을 선택해도 되고, 자유주의자처럼 흥미로운 원칙을 선택하여 자신만의 개성 있는 글쓰기를 해도 관계없다는 식이다. 단 한 줄의 문장을 보고도 많은 이가 공감하는 컨텐츠를 만든 사람들도 있기 때문일까?
감탄사가 나오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점이, 이 도서 역시 무술 교본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야기는 예술이다. 그 예술이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이 도서는 글쓰기에 대한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리하여 쓰는 이의 창조성을 잡아먹지 않고 저자의 방식을 따라가며 배우는 장점이 있다. 저자가 이 책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는 부분이 더러 있는데, 글쓰기 책 중 가장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생각하는 것과 모두 알만한, 알아야 할 만한 컨텐츠를 통한 분석으로 글쓰기의 원칙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양함으로 읽는 이는 소재를 담을 수도 있고, 컨텐츠의 여러 장르는 대가의 글쓰기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에 소개된 저자의 머리말처럼, 강의 같은 도서의 본문 내용처럼 읽고 나서 실습을 하면서 글쓰기의 더 나아진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거란 긍정적인 생각도 든다. 다만, 대가의 작품 진정성을 느낄 수 있도록 시간이 좀 걸리는 도서일 수 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사랑하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다른 목적이 있더라도 무언가 이루고, 차지하려면 시간의 투자는 필수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