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독서로 끝나던 과거에 비해 이제는 읽게 되면 독후감이라도 쓰고, 운 좋으면 떨리는 마음으로 서평도 쓰고, 매번 비율이 다른 만족과 불만족이 섞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면서도 독서 관련 도서 출간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된다.
글에 관한 도서를 무작정 읽고 싶은 생각에 대량생산에 발맞춰 되도록 많이 읽고 싶지만, 많은 저자의 다양한 결과물에 팔랑귀가 되어 간헐적인 노력의 결실이 최선일 때가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책속에서 공통으로 보이는 효과적인 글 읽기와 쓰기의 방법은 어느 정도 좁혀지게 되었고, 선택과 실천이 남은 상황에 접어들었다. 안타깝게도 그 선택과 실천은 번번이 출판되는 도서들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도서 마케팅팀에 씁쓸한 기립박수를 보내봅니다)
나의 독서습관은 한 마디로 '안타까움'이었다.
석탄으로 가는 기차에 열심히 삽질해서 석탄을 넣듯이 다독의 욕심을 버리지 못했던 방향성 잃은 독서 방법이었다. 근대화를 거쳐 현대화에 접어들며 사라져갔던 석탄 열차처럼 이 도서를 읽으면서 석탄을 넣던 삽질을 멈추어 보게 되었다. (멈춘 것이 아니라 멈추어라도 보게 된 것에 감사한다)
다독이 적절하지 않은 독서법이 아니라 나에게는 이른 독서법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면 깨달은 적도 있으나 모른척했다) 늘 비슷한 내용을 읽으면서도 안정감이 없던 나의 독서습관은 변하지 못했고, 미련이 남아 변하기를 꺼렸었는데 이 도서를 읽으면서 답을 찾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도서 속으로 들어가 보면, 공부란 무엇인지, 어떤 대상을 찾아 공부할 것인지, 어떻게 책을 읽을지, 공부한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지 등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다. 그 생각은 너무나도 정중하고 간결하여 꼭 실천해보리라는 다짐을 하게 한다. 물론 독서 관련 도서를 조금 읽은 사람이라면 몰랐던 기발한 내용을 전하는 책은 아니다. 그 책이 마음에 새겨지느냐 날아가느냐의 차이를 알려주는 도서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도서 중 강한 설득력과 진지함을 담고 있어 '읽기만 하던 것'에서 '남기는 것'으로 독서법을 바꿔보지 않겠냐는 강한 제의 같았다.
인간을 개미나 여우에 비교해 보겠습니다. 개미는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개미가 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습니다. 여우는 특별히 공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우 이외의 다른 동물이 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공부하지 않거나 다른 방향으로 잘못 공부하면 인간이 될 수 없고 인간이외의 다른 존재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p.19
'헉!'소리 나게 충격적인 내용을 굉장히 정중한 문체로 답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독서법에 대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폭넓은 생각과 더불어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생각으로 넘어가 본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지에 대한 대답으로 저자는 인생에서 온갖 가치 있는 것들은 단 한 번의 시도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기에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찾기를 권한다. 내가 읽는 책에 대한 기준을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이다. 나의 도서 선별 기준은 무엇이며, 읽을 기회가 된 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 그것으로 인해 출력해 낸 결과물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도서를 만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만족스럽지 못했던 나의 독서법에 대해 납득할만한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고, 이전과 다른 선택으로 인해 달라진 독서를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 때문이다.
선물 도서가 많은 2월도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