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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도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하린리히 뵐 저/김연수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1974 2 24일 일요일, 한 젊은 여자가 발터 뫼딩 경사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이 베르너 퇴트게스 기자를 총으로 살해했다고 자수해온다. 그녀의 이름은 카타리나 볼름. 확인해 보니 이는 사실이었고, 그 주 화요일에는 사진기자 아돌프 쇠너가 시체로 발견되지만 그녀에게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는다.  과연 그녀는 왜 퇴트게스 기자를 살해 할 수밖에 없었을까?

수요일 저녁 카나리나는 어느 댄스파티에 초대받아 참석하고 그곳에서 괴텐이라는 남자를 만나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하룻밤을 보낸다. 하지만 그는 은행 강도에 살인 혐의까지 쓰고 도망중이었고 두 사람을 지켜보던 경찰은 카타리나의 아파트에서 잠복하고 있었지만 놓치고 만다. 분명 모든 출구를 봉쇄하고 있었음에도 괴텐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카타리나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 그녀의 신상명세가 하나씩 밝혀 지게 되는데 그것은 경찰조사에 의한 것이 아닌 신문 차이퉁지의 기자들에 의한 것으로 그들이 쓴 기사는 사실보다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내용들로 도배되어 있고, 그녀의 서랍에서 발견된 반지와, 편지, 그리고 그에 대한 그녀의 묵비권은 오히려 그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리고 그녀를 살인범의 정부’, ‘테러리스트 공조자'’ ‘음탕한 공산주의자로 만든다.  

 

이것을 고전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 50년전 독일의 상황이 현재 우리의 상황이다. 사실 정확히 알지 못해서 그렇지 이런 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사실이 그러하다보니 기사가 나오면 사실 그것의 진실 여부에 대한 믿음은 50%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의 한 면을 사서 기사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기사가 나온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이 소설속에서 묵비권이 어떻게 피고인에게 작용하는지 볼 수 있다. 카타리나는 자신의 자존심 문제로 입을 다물지만 이는 사람들의 상상력에 날개를 더해주며 혐의점만 더해 줄 뿐이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해야 할까? 하지만 사소한 말들은 그들에게 말꼬리잡기를 제공하고 기자들은 사실을 왜곡시킨다. 그렇게보면 상상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은 침묵이든 변호든 마찬가지인 것이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매스컴에 도출된다. 개인이 스스로 자신을 노출시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인터넷 기반은 모든 일을 너무 쉽게 양산하도록 만들어 버려 복사, 붙여넣기는 수많은 가십성 기사를 양산하고 있다. 그중에 무엇이 진실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그런 것이 있더라 하는 책임없음만이 있을 뿐이다. 그런 속에서 기자정신은 흔적도 찾을 수가 없고 오히려 네티즌 조사단의 제보가 더 신빙성을 갖추는 아이러니를 가져가기도 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참 많이 가슴이 답답했었다. 본인이 했던 행동이나 말과 상관없이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과 손끝에서 나오는 대로 한 사람의 모습이 맞춰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소름끼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얼마든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 해결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머리카락이 쭈뼛 설 지경이다. 다 읽고 나서도 한창 마음속에서 맴돌았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말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아 마음이 꽤 많이 불편했던 것 같다.

 

P106. 블룸 부인은 어려운 암 수술을 치른 뒤라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회복은 바로 그녀가 어떤 자극에도 노출되지 않는 데 달려 있기 때문에 인터뷰는 말도 안된다고 했다. (중략) 그는 블룸 부인에게 사실들을 들이댔지만, 그녀가 괴텐을 전혀 몰랐던 탓에 모든 것을 이해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그녀가 왜 그런 결말이 날 수밖에 없었을까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자이퉁>에는 이렇게 썼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듯이,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었겠지요블룸 부인의 진실을 다소 바꾼 것에 대해 그는 기자로서 단순한 사람들의 표현을 도우려는 생각에서 그랬고, 자신은 그런 데 익숙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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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뻑공

    이 책을 읽어봐야 제대로 느끼겠지만, 얼핏 미스터리 분위기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그게 다는 아닐 테지만요. ^^
    짜여진 각본, 맞춰진 범인. 무섭네요. 침묵이 가진 장단점을 그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일상에서 그런 경우 있잖아요.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면서 말이 막 쏟아져 나오는데, 결국은 그게 진실이 아니었을때... 막상 그 말을 뱉어낸 사람들은 '아님 말고' 하는 태도를 보일 때요... 그때 진짜 무서워요. 이 소설에서도 묵비권이 가져오는 그 상상력의 날개의 끝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요?

    2016.01.03 23:28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블루

    언론의 횡포와 폭력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어요.
    오래전의 작품인데도 지금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이 인상적이었달까요.
    잘 계시죠? ㅋㅋㅋ

    2016.01.22 13:43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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