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열번째 제제모임
단풍이 한창인 짙은 가을입니다. 10월의 제제모임은 복잡한 서울을 떠나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는 충청도 계룡시에서 있었습니다. 지난번 모임 식사시간에 마침 파전을 먹게 되었는데 그 파전을 드시던 파란토끼님께서 "동학사 근처의 파전이 훨씬 맛있는데요." 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 한 마디에 바로 다음 모임 장소는 그럼 동학사 근처로 할까요? 했던 것이 이렇게 실행에 옮겨지게 되었답니다. 역시 제제는 활동파입니다..ㅋㅋ ^*^ 마침 단풍구경도 하고 단풍속에서 나누는 책 이야기기도 너무 좋을 듯 하여 제제일동은 이른 아침 동학사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답니다. 동학사 근처에 오니 역시 단풍의 계절은 계절이었나봅니다. 입구부터 차들이 꽉 막혀 꼼짝을 못하네요.. 그래서 저희는 눈물을 머금고 동학사 근처의 파전을 포기해야했답니다. 대신 토끼님께서 근처의 고즈넉한 도예마을로 저희를 데리고 가 주셨습니다.
어디를 가든 계룡산 자락은 바로 가까이에서 보였는데 아쉽게도 아직 단풍이 완전히 들지 않아 산의 빛깔은 많이 붉지는 않았지만 오랫만에 보는 멋진 산의 모습과 자연속의 싱그러움은 충분히 우리를 힐링 시켜주었습니다. 도예마을을 한 바퀴 돈 후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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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드실까요? 하시며 많은 메뉴를 나열해 주시는 파란토끼님.. 저희가 선탟한 것은 시원한 메밀국수였습니다. 국물이 개운하고 시원하고 고소하고.. 조미료 냄새 하나 없는 국수였습니다. 거기에 매운 족발을 곁들어 손에 들고 뜯어 먹는 재미도 쏠쏠했구요.. 맛있는 식사 후 근처 시골집에 와 계신 빛나는 열정님과 랑데뷰를 하였습니다. 한창 곶감 작업에 바쁘신 열정님을 못 볼 줄 알았는데 마침 저희가 왔다고 귀한 시간을 내 주셔서 함께 차도 마시고 토론도 하기 위하여 근사한 찻집으로 고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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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 위치한 '칼디'라는 카페였습니다. 멋진 건물. 그 주변 가을 꽃들이 예뻤습니다. 실내도 손수 만드신 것 같은 갖가지 소품들 그리고 이층에서는 서예 수업도 이루어 지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렇듯 분위기 있는 찻집, 창가에서 가을 산을 바라보며 본격적인 책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달에 저희가 토론한 책은 외젠다비의 <북호텔>과 나쓰메 소세키의 <춘분 지나고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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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호텔>
토론내용 : http://blog.yes24.com/document/8259256
책을 정했을때는 아무 얘기가 없었는데 토론을 시작하면서 각자가 생각하고 있던 북호텔에 대해 이야기가 분분했습니다. 저는 사실 북호텔의 북을 BOOK로 생각하고 과연 책호텔은 뭘 이야기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고 짙은 _파랑님은 북킹할때의 그 북이라고 생각을 하셨고 두목 원숭이님은 작가들의 호텔..이라고 생각을 하셨다고 하네요..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그 북은 北 북쪽을 의미하는 것이었답니다. 책 표지만 좀 더 신경을 써서 봤더라도 금방 알았을텐데... 저는 당연히 BOOk인줄 알았고 모두 그렇게 생각해서 이 책을 선택했다고 믿고 있었답니다. 모두 한번 웃고 나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여인숙이나 하숙에서 살아가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프랑스의 한 호텔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비루하지만 그날 그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바라볼 수 있었던 이야기.. 이런 것이 책 읽기의 묘미라는 생각을 또 한 번 하게 해 준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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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 지나고까지> 토론내용: 소세키의 책은 그 책속의 인물들을 이야기해 보다보면 그가 말하고자 했던 이야기에 접근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토론을 하기 전 파랑님께서 토론해 보자고 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분석 2>만약에 그들이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상의 이야기 예를 든다면 만약 게이타로가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만약 스나가와 지요코가 결혼을 했다면 그들의 결혼생활은? 등등... 3> 제목을 다시 한 번 지어보면 어떨까.. 했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인물들에 대한 생각은 각각의 성향에 따라 다른 각도로 해석할 수 있기에 많은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표적인 성향은 비슷한 의견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토론할 책은 하인리히 뵐의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와 나쓰메 소세키의 <행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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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의 사진은 파란토끼님께서 저희에게 나누어주신 DVD입니다>
![]() 나쓰메 소세키의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재미로 읽는 책이 아닌 스며들듯 읽으며 친숙해진다고나 할까.. 다음달 <행인>까지 읽으면 3차분 독서도 끝나게 되네요.. 나머지 책들의 출간을 오매불망 기다리게 될 것 같아요..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언론이 한 개인의 명예와 인생을 파괴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여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올해도 2번의 모임을 남겨놓고 있네요. 제제 모임 몇 번 하면 한 해가 후딱 가버리는 것 같아요.. 항상 만나도 새롭고 즐거운 시간.. 남은 모임도 유익하게 만들어 2015년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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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 마당에 피어있던 꽃을 열정님께서 찍어주셨습니다. 이렇게 피어있는 소박한 가을꽃 그리고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함께 했던 제제 모임.. 매달 반복되는 만남이지만 이런 색다름때문인지 또 새로웠던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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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yes24.com/document/8259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