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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도서] 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저/이덕형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기계문명의 발달과 과학의 진보가 미래에 가져올 인간적 비극을 경고한 충격적인 작품!

책 뒷표지에 있는 소개글이다.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얘기가 단순히 흥미위주의 SF적인 요소를 다룬 것들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책이 얼마만큼 충격적인 내용으로 비극을 경고할지 사뭇 기대가 되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포드 기원 632년의 안정된 시대. 사람들은 병속에서 수정되고 태어나 공동육아를 통해 자란다. 때문에 가족이라는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 않고 수정되는 순간부터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의 등급으로 나누어짐은 물론 개체수마저도 조절된다. 또 각 계급에 맞는 교육과 환경을 주입받고 자라다가 나중에는 그 등급에 맞는 일자리까지 주어지게 된다. 알파와 베타는 지식인 층이 되어 좋은 일자리를 갖게 되지만 감마계급부터는 노동계급으로 분류되어 공공시설을 이용해야 하고 지식층을 위한 서비스업에 종사해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계급에 상관없이 늙거나(사실 외모가 늙는 것은 아니다) 병이 들게 되면 병원에 수용되어 생활하다가 소각장에서 소멸되어 다시 부화될 개체들의 양분이 된다.

 

 

읽으면서 내내 영화 클라우스 아틀라스가 생각났다. 도살장의 트레일러처럼 발갛게 벗겨져 다시 태어나는 아이들(?)의 양분이 되기 위해 줄지어 이동되던 장면. 그리고 그들이 먹던 소프(soap). 이 소프는 여기서는 소마라는 것과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 보여진다.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는 식사로, 그리고 여기서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약으로(심지어는 하루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먹어야 한다.)

우리는 어린이 만화 미키마우스’, ‘톰과 제리등등을 통해 알에서 또는 화분에서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재밌게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만화를 통해서 봤을 때는 웃기는 한 장면으로만 다가왔었건만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병에서 수정되고 자라고 또 양육되는 모습은 실로 끔찍하다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잘 유지되고 있던 현 시스템에서 두 반역자가 나타난다. 우월한 계급이지만 열등한 신체조건을 가지고있어 부화당시 알코올이 들어갔을 것이라 추측되어지는 버나드, 그리고 뛰어난 두뇌와 뛰어난 육체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헬름홀츠이다. 그리고 여기에 미개인개발지역에서 부화가 아닌 사람의 몸에서 태어난 존이 있다. 존은 미개인개발지역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자라났지만 그의 어머니 린다가 문명세계에서 어떻게 죽어가는지를 보면서 광분한다. 그래서 위급병원 사람들이 소마를 지급받는 곳에 나타나 소란을 일으키게 되고 그를 도우러 온 버나드, 헬름홀츠와 함께 진압되어 총통을 알현하게 된다. 존은 총통과 과학, 예술, 종교를 포기하고 문명을 선택해야 하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지만 이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고 결국엔 혼자서 자연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서 사람들로부터 광기어린 관심을 받게 되고 결국에는 이 모든 상황을 참지 못하고 자살하고 만다.

 

존이 총통과 독대하는 장면을 보면 의아심이 생긴다. 문명으로부터 차단되어 읽은 책이라고는 셰익스피어 소설집 한 권뿐인 존이 총통과 대화를 함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점은 솔직히 납득이 되지 않았는데 해설을 읽어보니 이 작가가 쓴 글들이 지식의 종합체란다. 그러니 작가는 존을 통해 우리가 질문해야 할 것을 대신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셰익스피어 소설집은 시대가 금기하는 내용, , 문학, 감정등을 다룸으로써 체제에 반하는 사상을 불어일으킬 수 있는 불온서적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총통이 우려하던 바는 존을 통해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야기가 암울하게 끝나게 되므로 책을 덮는 느낌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분명히 어렸을 적 보았던 만화영화 속 이야기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만화영화 속에서는 고도화된 과학사회에서 악당로봇들이 나타나 지구를 파괴할 때 로보트 태권V가 맞서서 지구를 구해주지만 실제로 그런 로봇이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그려낸 세상이 정말 우리에게 도래할 것 같기에 더 무섭게 다가오는 것일테다. 하지만 이 책이 나올 당시에도 사람들이 지금처럼 그렇게 받아들였을까? 아마도 지금 우리가 느끼는 공포감의 10분의 1도 느끼지 못하지 않았을까?

 

P336     이 작품의 의의는 그러한 논리적 귀결을 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보다도 과학의 진보, 과학기술의 진보, 기계문명의 발달이 전체주의 사상과 밀착된 유대를 가질 때 어떠한 인간적 비극과 노예화가 초래될 것인가, 또한 현대문명에는 자유냐 안정이냐하는 이율배반적 모순이 내재하고 있어 기계문명의 발달이 이 모순의 해결책으로서 전체주의 체제를 촉진시킬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풍자적. 회화적으로 과장하여 제시한 점에 있다. 재치있는 회화를 통해 현대문명의 심각한 위험성을 과장적으로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문명론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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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하늘

    정말 오래전에 읽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요즘은 경영서적이나 문학만 읽게 되서 이 책을 읽으시는 짙은_파랑님이 대단해 보입니다. 아...다시 한 번 읽고 싶어집니다. 읽어야 할 것들과 (논문들) 읽고 싶은 책들 사이에서 갈등만 가득입니다. 어느 새 3월 첫 날이네요. 잘 지내시죠?

    2016.03.01 17:26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뻑공

    로보트 태권브이가 정말 만화에서나 가능한 얘기겠죠?
    그 만화를 볼 때도 그냥 그랬던 것 같아요. 별 기대없이 봤던 만화영화.
    지금 보면 시선이 달라져서 그때 같은 느낌과 전혀 다를 것 같기도 하고요.
    이 책이 보내는 경고가 이제는 더 와 닿는 머리를 가지게 되었으니...
    저는 아직도 아날로그에 가까운 사람인데요.
    파랑님 리뷰에서처럼, 과학의 발달과 문명의 발전이 공포를 함께 가져온다는 게 무서워요. 양면성을 그대로 보이는 것들에 우리는 또 어떤 선택과 발명을 이뤄낼지...

    2016.03.02 14:59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키미스

    암울하게 끝나는 이야기는 별로지만... 여기저기서 관련 리뷰를 보다보면 슬쩍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2016.03.06 19:31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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