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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된 순례자들

[도서] 중독된 순례자들

올리퍼 푀치 저/김승욱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시리즈로 발간되는 책이 있는데 어떤 이유로든 다 읽어보지 못하는 것만큼 아쉬운 일도 없다. 내게는 사형집행인의 딸이 그랬는데, 한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4, 5권이 한국에는 출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이 아쉬웠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예상을 뒤엎고 4, 5권이 출간되었다. 당시 다른 책을 읽고 있었기에 바로 시작할 수는 없었지만 그 책을 완독하자마자 리뷰도 안쓰고 이 책부터 집어 들었다. 시니컬하신(?) 이웃님이신 나하님이 재밌다고 하셨으니 더욱 더 기대가 된 건 두말하면 잔소리겠지.

 

이 책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날짜와 요일, 장소로 시작하는 첫 부분을 보니 너무 반갑다.  

목욕탕 의사 지몬 프레이저와 사형집행인의 딸 막달레나는 결혼해서 벌써 4년이 되었고 아들도 둘을 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막달레나를 불길하게 여기고 멀리 하면서 지몬에게 훈계를 하기도 한다. 1666년 세 성체의 축제일을 맞아 숀가우 사람들로 구성된 순례일행이 안덱스 수도원으로 떠나고 그 일행에는 아이들의 무사함을 감사하고자 길을 나선 막달레나와 지몬도 포함되어 있다. 폭우 속에서도 일행은 무사히 안덱스 수도원에 도착하고 막달레나와 지몬은 폐마도살업자인 막달레나의 친척집에 묵게 된다. 그런데 수도사들이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범인으로 요하네스 약제수사가 주술사로 지목되어 잡혀가는는 와중에 안덱스 수도원으로 순례여행을 온 순례자들 사이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퍼지기 시작한다. 숀가우에서 아내의 열병을 살피면서 손자들을 돌보던 퀴슬은 자신의 용병시절 친구가 안덱스 수도원에서 살인범으로 몰리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자신에게 복수할 기회만 찾는 베리히톨트 형제들로부터 피할 겸 손자들을 데리고 안덱스 수도원으로 온다. 사람들은 주술사의 농간이라며 점점 두려움을 갖기 시작하고 순례자들은 열병에 점점 희생돼 가는 한편 살인사건이 또 발생한다. 그러던 중 성당의 보물인 세 성체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막달레나는 의문의 남자로부터 연이어 살해위협을 받게 된다. 친구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퀴슬은 비밀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지만 한 가지 사건인 줄 알았던 것이 사실은 여러 사건이 서로 얽혀 있는 것이었다.

 

번개를 불러 들이고자 노력하는 과학에 해박한 시계공 비르길리우스 수사, 사랑하는 동생이 정신차리기를 바라는 수도원장, 수도원장의 자리를 차지하고 수도원을 재건축하려는 생각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는 부원장과 사서, 한때는 사형집행인이었으나 살인범으로 몰리고 있는 것을 깨닫자 도망치지만 잡혀와 고문을 당하는 요하네스 약제수사, 수도원에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알 수 없는 바르텐베르크 백작, 자신의 사업적 목적을 위해 순례길에 합류한 시장 카를 제머, 뜻밖에 환자들을 보살피며 보람을 느끼는 야콥 슈레포글, 이들은 각자 자신들의 목적을 가지고 수도원과 관계되어 비밀스럽게 일을 진행시킨다. 물론 이들의 중심에는 호기심과 무모함으로 무장한 야콥 퀴슬과, 지몬, 막달레나가 있다.

책 속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폭풍우와 천둥과 번개는 음산한 배경을 이루고, 여자의 모습을 한 움직이는 자동인형은 사람의 마음을 섬뜩하게 한다. 동굴 앞을 지키며 위협의 말을 늘어놓는 눈 먼 노파, 퀴슬 일가가 움직일 때마다 그들을 지켜보는 시선은 독자들을 가슴 졸이게 만드는 장치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등장하는 끔찍한 고문! 말해 뭐할까. 하지만 다행히 크게 무섭지는 않다. 오히려 나의 경우에는 지몬과 막달레나의 두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두려움이 솔직히 더 무섭더라. 하지만 오래된 수도원과, 이젠 흔적도 거의 없어 추측으로만 알 수 있는 폐허가 되어 버린 사라진 옛성과 그 안에 있을 보물들과 비밀 통로들이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는 듯한 상상을 가미시켜 주기도 한다.

책의 내용이야 추리소설의 장르속에 들어가 있으니 기본적인 재미야 당연히 포함되어 있지만 내가 보기에 작가는 이 네 번째 책을 통해서 두 가지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 첫 번째는 종교에 대한 것으로,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는 것이 업인 퀴슬이 남몰래 기도를 시작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는 장면을 통해 믿음의 시작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마지막 장면에 있다. 지는 삶과 새로운 생명을 교차시켜 보여주며 희망과, 상실을 상쇄하는 기쁨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제 퀴슬도 나이를 먹어 예전같지 않음이 책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결정적으로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지몬의 키가 160도 안된다는 것! 퀴슬의 키가 180이 넘는 것에 반해 너무나도 작은 키이다. 완전 실망이다. 그래도 주인공 버프라는 것이 있는데

오랜만에 밤늦게까지 책을 읽게 된 것 같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을 얼른 끝내고 어서 빨리 사형집행인의 딸 5권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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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키미스

    그냥 제목만 봤을 때는 전혀 다른 책인 것 같은데 '사형집행인의 딸'이라고 하니 어디서 꽤 많이 들어본 책 같네요. 거기다 시리즈라니... ^^; 리뷰가 흥미진진하네요. >.<
    덧, 잘 지내셨지요? 짙은파랑님. ^^*

    2017.04.19 00:38 댓글쓰기
    • 파랑뉨

      안녕하세요 키미스님. 그냥저량 여전히 바쁘게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키미스님도 잘 지내시지요? 어여 빨리 맘 편히 이웃님들 방문드려야 할텐데 참.... 즐거운 날들 보내세요~

      2017.04.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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