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보통 경제학 교과서에 담겨 있는 흔한 내용보다, 노동, 노동자에 관해 보다 현실적인 구조와 있는 그대로를 알려준다. 소비자는 누구나 흔히 접할 수 있는 입장이지만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모두가 될 순 없는데,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핵심 내용들을 잘 정리해줬다.
대개 경제가 성장해 먼저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이 부유해지고 나면 그 이익이 아래로 넘쳐흘러 전체로 확산된다는 흘러내림 효과이자 낙수 효과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와 반대로 이익이 위로 빨아올려지는 현상인 분수효과라는 점도 신선했다.
결국 자영업주의 세계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윤이 0인 완전경쟁의 조화로운 세계지만, 배후의 본사까지 생각해본다면 더 이상 아름답고 조화로운 세계가 아니게 된다는 것이 자영업자의 현실을 대변해주는 것만 같았다.
우리가 일하는 일터와 그 일터에서의 각 일의 연결 단계에서 민주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나와 너, 그리고 '그들'이 겪는 일의 고통과 슬픔, 즐거움의 가능성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마무리까지도 완벽했던 책이었다.
일의 본질에 대해 보다 잘 알 수 있었기에 추천하는 책 :)
?? 무엇보다 일의 위계가 신분의 위계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 근대사회 능력주의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노예가 주인에게, 농노가 영주에게, 천민이 양반에게 인격적으로 예속되는 것과 달리 피고용인 노동자가 고용주인 자본가애게 인간적으로 꿀릴 필요가 없다는 것은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근대법 사상의 핵심과도 일치한다.
?? 더욱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현실 속에는 빡세게 일하고도 적게 받지만 '어쩔 수 없이 죽도록 일해서 먹고살기'라는 범주에 속하는 노동자도 꽤 많다는 것이다.
?? 적어도 한 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개별 기업에서라도 이러한 방식의 일이 가능해지려면 각자가 자신의 일로부터 즐거움과 보람의 요소를 찾아야 할 뿐만 아니라 필수적으로 동료 노동자의 일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물론 그러한 이해와 배려가 그저 각자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고쳐먹는다고 얻어지지는 않는다. 우리에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