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메모 혹은 일기라는 것이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고, 사사로운 이야기들도 많기에 그간 쉽게 손이가지 않았는데, 그의 기록은 달랐다. 각 글들의 모임이 깊은 사유와 더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것들에 대한 깊이를 다루고 있었다.
그의 인생은 매순간 그의 생각들로 얼마나 가치있었는지 증명과도 같은 책이었다. 이런 책을 읽고 사사로운 나의 감정을 적는다는 게 부끄러워질 정도이지만, 그럼에도 꼭 추천하고싶은 유고 에세이이다.
오래도록 곱씹고, 또 곱씹고만 싶은 글들.
실재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그의 모든 감정은 너무도 고귀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그는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며, 추천하는 책 :)
??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이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한 줄을 덧붙인다:
'??????그런데 빛이 있다. 아주 희미한, 그러나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어떤 빛이 있다. 이 빛은 무엇인가?'
?? 누구나 죽는다. 시인도 죽는다. 죽은 시인은 누굴까. 그는 용서받아도 되는 죽은 사람이 아닐까, 라는 마음으로 매일 김수영의 시를 몇 편씩 읽는다. 죽어서 용서받고 싶다는 소망을 지닌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아픔을 미워하지 않는 걸까.
?? 모든 이미지들이 사라졌다. 나는 영원히 나를 증명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일들은 이렇게 속수무책이 된다. 그래서 모든 딱딱한 것들은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레닌은 말했던가. 일들은 결국 도리가 없어진다. 그러니 어쩔 것인가.
??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서서히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 모든 것에 초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르코프스키로 남는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 이 서평은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